[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유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강한 비판도 나오는 등 여권 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9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인 기자회견이 아닌) 당 원내대표로서 그렇게 연설하신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당내 조율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다”며 “그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일부 말씀은 국회의원 이전에 학자로서의 견해, 개인 국회의원으로서 원내대표가 되기 전에 늘 일관되게 가졌던 소신”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정치인은 당연히 자기 말에 대해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 연설 내용 중 복지·증세 문제와 관련, “국회에서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며 “국회에서 합의하기 전에 우리 당내에서도 합의하는 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인데 사전에 당내 의견 수렴이 너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복지와 그 재원조달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원칙은 같은 내용”이라면서“나는 그 주장만 했고 유 원내대표는 중(中)복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그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와 만나 “기자들 질문 많이 받았지요”라고 웃으며 묻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유 원내대표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당의 방침으로 볼 순 없다. 여야가 같이 국회에서 고민하자는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 내에선 유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거나 '창조경제는 성장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특히 경제 분야에서 '좌클릭'한 데 대해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야당은 “명연설”이라며 치켜세웠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유 원내대표와 우연히 만난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제가 잘 했다고 페이스북, 트위터에 올렸다”며“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당선되고 '우리가 할 말을 저 분이 다 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주 딱 그대로 (됐다)”고 말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너무 칭찬을 많이 받아서 제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여당 내에서 비판적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유 원내대표 연설에 관해 “별도의 논평은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