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울산 모비스의 아이라 클라크(40)가 챔피언결정전에 들어와 훨훨 날고 있다. 말 그대로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3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 놓고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80-72로 꺾은것이다.
정규리그까지만 해도 클라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6)에 비해 출전 시간도 짧았고 평균 득점(클라크 5.68점·라틀리프 20.11점)도 낮았다.
지난달 31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클라크는 라틀리프를 넘어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 17점 7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라틀리프가 8점 6리바운드에 머물렀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클라크는 3차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24분17분을 뛰며 11점 9리바운드를 책임졌다. 특히 4쿼터 막판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를 두루 따내며 팀의 승리 굳히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나이로 40세인 클라크가 단기전인 챔피언결정전에서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하자 '클라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클라크는 "체력을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제나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틈만 나면 운동을 하고 있다"며 "단기전인 만큼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플레이오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농구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내 건강이 따라주기만 한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농구를 할 것"이라고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클라크는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몸을 쉬지 않는다.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그만의 노하우다.
그는 "몸에 열을 내기 위해 대기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사이클을 탄다. 코트에서 100%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며 "사이클뿐만 아니라 슈팅과 푸쉬업도 계속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다섯 시즌째 뛰고 있는 클라크는 소속팀 모비스에 특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클라크는 "모비스는 과거 내가 몸담았던 팀들과 약간 다르다. 팀워크와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남다르다"며 "모비스 선수로 챔피언결정전을 함께 하고 있어 기분이 좋고 흥분된다. 이제 우승까지 1승이 남았는데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팀 동료인 양동근(34)은 노장의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클라크에 대해 "많은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는데 클라크를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며 "40세인 클라크는 틈만 나면 알아서 체력 훈련을 한다. 그의 모습을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