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FC서울의 최용수(42) 감독은 2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전 미디어데이에서 "(차)두리의 첫인상은 상당히 황당했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축구대표팀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최 감독은 대표팀의 고참 공격수였고 차두리는 프로 데뷔도 하지 않은 대학생이었다.
최 감독은 "그전에 차범근 감독님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지 두리와 만난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두리가 (대표팀에)합류하면서 무서웠다. 왠지 뒤에 있는 듯한 차 감독님의 그림자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아름답게 국가대표 은퇴경기를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축구밖에 모르는 친구라 휘둘리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꾸준히 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차두리는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정든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76번째 A매치를 선발로 나선 차두리는 팬들의 성대한 환호 속에 대표팀 생활을 마감했다.
A매치에서 무려 27골(69경기)을 터뜨린 최용수 감독도 못 받아본 화려한 은퇴경기였다.
'부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나는 순간순간 화려할 때 서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했지만 대중들에게 그다지 많은 관심은 못 받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큰 원성을 샀던 슈팅을 한 뒤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구나 하고 제2의 지도자 인생에서 좋은 길을 가고 있다"고 농담도 했다.
그러면서 "(차)두리는 스타성이 있다. 국민들이 필요로 할 때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