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 경쟁자들의 선거발언에도 침묵을 지켰다.
25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연례 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블래터 회장을 비롯해 알리 빈 알 후세인(41) FIFA 부회장, 미하엘 판 프라흐(68) 네덜란드축구협회장, ‘포르투갈 축구 전설’ 루이스 피구(43)가 모두 모였다.
블래터 회장을 제외한 3인의 후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블래터 회장을 간접 겨냥한 발언을 이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다분히 블래터 회장을 의식한 투였다.
포문은 판 프라흐 회장이 열었다.
판 프라흐 회장은 "혼란스러운 현재 상태는 지도력의 변화를 요구한다"며 "나는 이를 모른 척 할 수 없다. 혼란스런 상황을 깨끗이 정리하는 일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17년 동안 FIFA를 이끈 블래터 회장을 눈 앞에 두고 한 말이다. 지난 1998년 제8대 FIFA 수장이 된 블래터 회장은 이번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알리 빈 알 후세인(41) 현 FIFA 부회장은 "우리는 FIFA의 권위주의적인 문제 접근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블래터 회장은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후세인 부회장의 발언 역시 블래터 회장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피구(43)는 "나는 축구계의 내부와 외부를 모두 안다. 어떤 것이 축구에 좋고 어떤 것이 나쁜지 아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블래터 회장의 '도덕성'을 상기시키는 발언이었다. 블래터 회장은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블래터 회장은 세 후보자가 눈 앞에서 열을 올렸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영국 BBC와 스카이 방송은 네 명의 회장 후보자들에게 TV토론을 제안했지만 블래터 회장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토론회는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FIFA는 오는 5월30일 스위스 취리히의 연맹 본부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제12대 회장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