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계속되는 부상을 딛고 복귀를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오른손 투수 조정훈(30)이 자신에게 쏠린 시선에 느끼는 부담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조정훈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개최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이 된다. 관중이 많으면 즐기고 싶지만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실망감을 안길까봐 부담된다"고 털어놨다.
조정훈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수을 받으며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지났다. 2010년 이후 조정훈이 1군에서 던진 기록은 없다.
이랬던 조정훈이 올해 시범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2⅓이닝을 던지면서 1실점만을 기록했다.
조정훈의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하위권 후보였던 롯데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정훈이 돌아와 선발진이 탄탄해지면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것이다.
조정훈은 2009년 27경기에 등판해 18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9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한 바 있다.
일단 롯데의 이종운 감독은 조정훈에게 시간을 더 주겠다는 생각이다. 두 차례나 수술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정훈은 "감독님이 시간을 주신 만큼 여유가 생겼다. 감독님이 나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하지 않은 의미를 알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 잘 만들기만 한다면 복귀 시점이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일단 1군에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 것이다. 그래야 올 시즌 1군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범경기에서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조정훈은 "긴장이 됐다. 시즌 때에도 매 경기 긴장되는데 올해 시범경기는 테스트를 하는 자리라 더 긴장이 됐다. 하고 나니 조금 지나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훈이 오면 롯데가 달라질 것이다'라는 평가에 조정훈은 "우리 팀이 준비를 잘 했다. 시즌이 시작되어봐야 알겠지만 분위기는 좋다"면서도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이 있다"고 고백했다.
조정훈은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실망감을 안길까봐 엄청 부담된다. 동료들도 걱정해주는데 고맙지만 압박감도 느낀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되니 무섭기도 하다"며 "비중이 큰 것처럼 나오는데 실망감을 줄까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어 "시즌 중후반에 합류할 때 팀 성적이 좋으면 부담이 최소화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압박감을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조정훈은 "가볍게 2~3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정도다. 실전을 치르면서 체크해봐야한다"며 "4~5이닝을 던지면 몸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연습경기와 실제 경기는 또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정훈은 "상황에 따라 최대한 이닝을 소화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이닝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급한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조정훈의 말이다.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 이종운 감독이 원할 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조정훈은 "마무리훈련 때부터 천천히 하라고 했다. 3, 4월도 중요하지만 시즌 중후반이 더 중요하다. 감독님이 원하실 때 최선으로 던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몸이 좋아져도 성적이 좋아야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후배 투수들과 경쟁도 해야하는 조정훈은 "후배들이 너무 잘한다. 밀리는 느낌"이라고 고백하더니 "하지만 그것도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