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안방에서의 OK저축은행은 거칠 것이 없었다. OK저축은행이 봄 배구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뒀다.
OK저축은행은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에서 한국전력에 3-2(41-39 18-25 25-16 17-25 15-8) 승리를 거뒀다.
OK저축은행은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1차전을 따내면서 챔프전행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10차례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프전에 오른 것은 9차례나 된다.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15승3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던 OK저축은행은 이날도 기분 좋은 행보를 이어갔다.
송명근의 날이었다. 송명근은 1세트에서만 14점을 몰아내는 등 총 26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후위공격 5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1개의 트리플 크라운급 활약이었다. 시몬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34점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한국전력은 쥬리치(34점)와 전광인(22점)이 분전했지만 1세트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두 팀은 첫 세트부터 명승부를 연출했다. 봄 배구 데뷔전이 조금은 어색한 듯 실수를 범하기는 했지만 금세 본래의 경기력을 회복했다.
한국전력은 12-12에서 쥬리치가 오픈 공격에 이은 블로킹으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16-19로 끌려가던 OK저축은행은 송명근의 강서브 때 상대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내리 5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듀스에 돌입한 두 팀은 약속이라도 한듯 점수를 주고 받았다.
33-33에서 송명근의 후위공격 라인 침범으로 한국전력이 분위기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송명근과 시몬이 각각 후위공격과 블로킹으로 다시 흐름을 바꿨다.
16번이나 계속된 듀스에서 OK저축은행이 웃었다. OK저축은행은 40-39에서 전광인의 오픈 공격을 김규민이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1세트를 따냈다.
두 팀은 1세트에서만 80점을 내며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전 3세트의 33-31을 넘어 역대 플레이오프 한 세트 최다 득점 기록을 수립했다.
한국전력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났다. 신인 리베로 오재성과 서재덕의 리시브가 안정을 찾으면서 하경민을 활용한 속공으로 손쉽게 점수를 보탰다.
하경민은 10-8에서 깔끔한 속공을 꽂아넣더니 12-8에서는 김규민의 속공을 정확히 막아내며 팀에 5점차 리드를 안겼다.
한국전력은 세트 막판 20-16까지 쫓겼지만 쥬리치가 다시 힘을 내면서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는 다시 OK저축은행이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전력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10-14까지 끌려갔다.
쥬리치의 이탈이라는 변수까지 한국전력을 괴롭혔다. 대부분의 공격을 책임지던 쥬리치는 오른 다리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고 이를 놓치지 않은 OK저축은행은 순식간에 격차를 벌리며 3세트를 25-16으로 정리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전력은 쥬리치를 재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응급 처치를 받고 돌아온 쥬리치는 여전한 파괴력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박빙의 순간 한국전력 베테랑 센터진의 위력을 떨쳤다.
하경민 대신 코트를 밟은 방신봉은 두 차례나 시몬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며 15-9를 만들었다. 또 다른 센터인 최석기는 상대 코트 끝에 걸치는 서브 에이스로 일찌감치 5세트를 예고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OK저축은행은 시몬을 적극 활용했다. 4세트 막판 휴식을 취한 시몬은 한층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득점을 쏟아냈다.
OK저축은행은 3-2에서는 비디오 판독 끝에 오심 판정을 이끌어내며 분위기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전력은 3-6에서 쥬리치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흐름을 잃었다.
승기를 잡은 OK저축은행은 계속해서 한국전력을 밀어붙였다. 10-5에서는 상대 쌍포인 쥬리치와 전광인의 공격을 차단하며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했다.
2차전은 오는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