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인 부탄(209위)이 처음 참가한 월드컵 예선에서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부탄은 17일(현지시간) 부탄 팀푸의 창리미탕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리랑카(174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 예선 2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12일 1차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부탄은 1·2차전 득점 합계에서 3-1로 앞서며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진출했다.
2015년 3월 현재 부탄의 FIFA 랭킹은 209위다. 이번 대회 전까지 A매치 20연패를 기록 중이어서 랭킹포인트 자체가 없었다.
월드컵 지역 예선 참가가 처음인 부탄은 상대적으로 FIFA 랭킹이 높은 스리랑카와 맞붙게 됐다. 대부분 '아름다운 도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부탄은 이변을 연출했다.
1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부탄은 2차전에서 무서운 저력을 과시했다.
전반 5분 나온 첸초 겔첸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부탄은 전반 34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진 후반전에서 부탄의 집중력이 스리랑카를 무너뜨렸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 겔첸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부탄은 A매치 통산 5승째를 기록하며 월드컵 2차 예선 무대를 밟게 됐다.
부탄의 주장 카르마 셰링은 "모든 이들이 우리의 FIFA랭킹에 주목했지만 큰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며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며 경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니콜라 카바조비치 감독은 "1차전 패배는 단순한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2차전에서는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며 "부탄은 세계 최하위 팀이다. 솔직히 오늘 패배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앞으로 몇 달 정도는 마음 편히 쉬지 못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아시아지역 1차 예선에는 아시아에서 FIFA랭킹이 가장 낮은 12개국이 참가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 뒤 최종 승리한 6개국이 2차 예선에 진출한다.
현재 부탄, 인도, 동티모르, 캄보디아, 대만 등 5개국의 2차 예선행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