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 김보경(26·위건)을 처음으로 호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열리는 우즈베키스탄(27일·대전월드컵경기장), 뉴질랜드(31일·서울월드컵경기장)와의 A매치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외면 받았던 지동원과 김보경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지동원과 김보경 모두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약 9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오는 것이다.
최근 경기에 출전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은 배경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실질적으로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수들이 지동원과 김보경"이라며 "최근 3개월 사이에 소속팀에서 입지가 긍정적으로 변했기에 소집하게 됐다"고 했다.
지동원은 A매치 30경기에 출전해 8골을 터뜨렸다. 제1옵션은 아니어도 대표팀이 익숙했던 공격 자원이다. 마지막 A매치 골은 2011년 6월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기록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암울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개막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 이적했다. 임대 신분으로 뛴 적이 있던 아우크스부르크가 기회의 땅이었다. 지동원은 이적 이후 8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14일 마인츠와의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박주호, 구자철(이상 마인츠)과 한국인 더비를 치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에서 부상으로 많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적 이후 최근 7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것을 봤다"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발탁했다"고 말했다.
김보경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달 중용받지 못하던 카디프시티에서 위건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위건 이적 이후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 내 입지를 탄탄하게 했다. 말키 맥케이(43) 위건 감독은 "이것이 김보경을 데려온 이유"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보경이 카디프시티 시절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위건에서는 주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입지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슈틸리케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폭넓은 자원들을 두루 살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