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올해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건재함을 보인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닛폰'과 '데일리 스포츠', '산케이 스포츠'는 지난 12일 첫 시범경기 등판을 한 오승환의 소감을 13일 보도했다.
오승환은 전날 일본 효고현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승환은 "올해 첫 실전 투구여서 결과보다 투구 밸런스를 의식하고 던졌다. 실점하면 9회말을 해야 한다. 야수들이 춥다고 해 쉽게 끝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세 명의 타자를 상대로 9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은 직구 6개와 투심 2개, 슬라이더 1개를 던졌다.
일본 언론들은 오승환의 직구 뿐만 아니라 투심에 주목했다.
스포츠 닛폰은 "오승환이 스프링캠프 동안 연마해 새로운 공 투심을 2개 선보였다"고 전했고, 산케이 스포츠도 "오승환이 새로운 구종 투심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오승환은 9회 1사 후 후지이 료타에게 3구째로 투심을 택했다. 그는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마나리 다카히로에게도 3구째로 투심을 던졌다.
후지이에게 던진 것은 제구가 되지 않아 원바운드됐다. 이마나리에게 던진 시속 138㎞짜리 투심은 타자 바깥쪽 낮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오승환은 이어 이마나리에게 투심을 던진 후 시속 144㎞짜리 직구를 뿌려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스포츠 닛폰은 오승환의 투심에 대해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가라 앉는다"고 묘사했다.
오승환은 "타자의 반응을 확인해보고 싶었다"며 "두 번째 투심은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돌직구'라고 불리는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는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종종 투심을 던졌다. 그는 올해 투심의 비중을 조금 더 높이겠다는 계획을 드러낸 적이 있다.
첫 시범경기에서 오승환과 호흡을 맞춘 포수 우메노 류타로는 "오승환이 올해는 높이를 의식하며 투심을 던지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위치로 공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날 오승환의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44㎞였다. 원래 그의 직구는 시속 150㎞를 넘나든다.
오승환은 "힘을 빼고 던졌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실전에서 던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구속이 올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오승환은 계속해서 타자를 뜬공으로 잡은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오승환은 "질적으로 좋은 타구가 있었는데 범타가 돼 운이 따라줬다"며 "아라키 다카히로의 중견수 플라이와 후지이의 우익수 뜬공은 자칫 안타가 될 수 있었다"고 반성했다.
올해는 시즌을 조금 천천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던 오승환은 "지난해보다 첫 실전이 한 달 정도 늦지만 실전에 나서지 않았을 뿐 지난해와 같은 감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올해 목표에 대해 "첫 번째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두 번째는 12개 구단 마무리투수 가운데 가장 적은 블론세이브를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