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오는 14일 전북현대와의 라이벌전을 앞둔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복수의 칼을 갈았다.
두 팀은 최근 K리그 클래식의 핫이슈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맞대결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자신들만 만나면 유독 수비 위주의 축구를 펼치는 서울을 상대로 걸어 잠그기에 나섰다. 시즌 첫 스리백 카드까지 꺼내든 전북은 후반 48분 카이오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전북과 경기를 하며 이렇게 답답한 적은 처음이었을 것"이라면서 "서울이 할 수 있는 것은 롱킥과 백패스 뿐이었다. 서울이 앞으로도 홈에서 수비 축구를 한다면 우리도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해 주겠다"고 말해 최용수 감독의 속을 긁었다.
최용수 감독이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 때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은 이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이었다.
12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전북전 미디어데이에 나선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상황에 대해 "각자 처한 상황과 감독 철학이 다르다. 서울답지 않은 수비 축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불편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최용수 감독은 "젊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로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패자는 말이 없듯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씁쓸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 '1강'으로 꼽히는 강팀이다. 반면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은 울산현대와의 개막전에서 0-2로 패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지지만 최용수 감독도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가르침을 받아 내일 모레는 더 강력한 수비 축구를 할 수도 있고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지금 뭐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면서도 "홈에서 수비 축구를 할 생각은 없다"며 화끈한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전북에 대해 "에두와 에닝요, 레오나르도 등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합을 잘 맞춰가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 짜임새를 갖춘 것 같다"고 후한 평가를 내린 최용수 감독은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선수들이 전투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근 4번의 맞대결에서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차두리는 "개막전에서 조금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왔지만 홈 개막전이고 모두가 말하는 우승후보 전북을 상대하기에 이기면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준비를 잘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김치우는 "내 위치에서 공격을 잘 막아낸다면 우리팀 공격수들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가 생길 것이다. 일단 내가 공격을 잘 막고 공격수들을 믿으면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