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차두리(35·서울)가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차두리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는 뉴질랜드전 전반전 종료 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꽃다발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은퇴식에서 직접 경기를 뛰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올리 슈틸리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제안으로 차두리가 직접 평가전을 소화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차두리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졌다.
14일 열리는 전북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를 앞두고 12일 오후 1시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구단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차두리는 "사실 슈틸리케 감독님을 조금 전에 만나뵙고 왔다"고 털어놨다.
차두리는 "감독님과 협회는 '꽃다발만 받는 것은 좀 그렇지 않느냐'며 경기를 뛰고 은퇴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일단 31일 은퇴식이 잡히기는 했는데 경기를 뛸지 꽃다발만 받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수는 소속팀 서울의 일정이다. 서울은 전북전을 시작으로 18일 웨스턴 시드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2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연거푸 치른다. 노장 차두리가 세 경기를 모두 소화한 뒤 뉴질랜드전까지 치르기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차두리는 "소속팀의 경기수가 워낙 많다. 보여줄 수 있는 몸 상태가 중요할 것 같다. 최용수 감독님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확답을 유보했다.
2001년 11월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차두리는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했다. 2015 아시안컵에서는 맏형으로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27년만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13년 84일 간 활약해 이 부문 6위에 올라있다. A매치 통산 기록은 75경기 4골이다.
10년 넘게 달려온 대표 선수 생활에 종착역을 앞두고 있는 차두리는 "월드컵 이후 마음의 짐과 대표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와 홀가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돌아봤다.
대한축구협회는 차두리 은퇴식을 기념하기 위해 뉴질랜드전 포스터 표지와 입장권에 차두리의 이미지를 삽입했다. 또한 차두리 은퇴 기념 응원 머플러와 카드 지갑 등도 한정판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과 함께 '차두리 고마워' 헌정 영상 제작을 위한 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FA)와 인스타그램(instagram.com/thekfa)에 12일 게시되는 '#차두리고마워 헌정 영상 참여자 모집' 글에 '#차두리고마워'라는 문구가 노출된 사진(그림)과 응원 메시지를 남기거나 이메일(contact@kfa.or.kr)로 20초 이내의 응원 영상을 보내 참여할 수 있다.
응모된 사진과 응원 문구, 영상 등은 차두리 헌정 영상 제작에 활용돼 선수에게 전달되며 향후 KFATV에도 공개된다. 이벤트 참여자 중 차두리의 A매치 출전기록과 같은 75명을 선정해 동반 1인과 함께 차두리 은퇴식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뉴질랜드전 티켓은 KFA티켓닷컴과 (www.kfaticket.com)과 인터파크(www.interpark.com),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는 MBC TV에서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