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차바위(26·전자랜드)가 더욱 단단해졌다.
인천 전자랜드가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단연 화제다.
전자랜드는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종료 6.5초 전에 터진 리카르도 포웰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인 76-75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이다. 열세라는 전망을 비웃듯 정규리그 3위 SK에 2연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 남겼다.
이름처럼 단단해진 차바위가 눈에 띈다. 포워드 차바위는 2차전에서 10점 10리바운드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4쿼터 막판 김선형과 박승리(이상 SK)의 자유투 실패 때 리바운드를 모두 잡았다. 마지막까지 집중한 결과다.
1차전에서도 13점을 올렸다. 2경기에서 평균 30분10초를 소화하며 11.5점 6.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 평균 5.3점 2.8리바운드와 비교하면 엄청난 활약이다. 프로 데뷔 후 최고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차바위를 '깡다구 있는 친구'라고 한다. 주눅 들지 않고, 악착같은 근성 때문이다.
차바위는 2차전 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하나 남겼다.
"오늘 내 얘기를 들어주셨나보다. 너무 보고 싶어요.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바친 글이다.
차바위는 한양대 재학 시절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어머니는 2010년 7월 아들의 경기를 보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변을 당했다.
큰 충격이었다. 모든 것이 부질없어 보였고, 방황했다. 농구부에서도 이탈했다.
최명룡 감독(현 대학농구연맹 회장)과 이상영(현 한양대 감독) 코치가 다독였다.
"이런 모습은 어머니도 원하지 않으신다.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게 어머니께 효도하는 길"이라는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렸다.
차바위는 그해 대학리그 출범 원년에 득점상을 거머쥐었다. 어머니가 생전에 아들이 가장 받았으면 했던 상이다.
차바위는 2012년 2월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유도훈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차바위는 꿈에 그리던 프로행이 확정된 순간에도 가장 먼저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느덧 프로 3년차가 됐다.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 전자랜드의 드라마 같은 승리처럼 차바위도 자신만의 감동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