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오랜 기간 세계 톱랭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박인비가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 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와 3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린 박인비는 LPGA 통산 13승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11월 푸봉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의 우승이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인 IB월드와이드를 통해 "파이널 라운드가 세계랭킹 1~3위 간의 대결이었기에 LPGA측과 미디어에서 많은 기대를 했다고 들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우승했기에 앞으로 남은 시합에 더 많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내내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더욱 대단한 점은 4라운드 72개홀을 소화하는 동안 보기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무결점 우승이다.
박인비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했다는 것과 생애 처음으로 72개홀 노보기 플레이를 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이번 우승으로 실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박인비는 "전반적으로 샷감이 무척 좋았다. 샷이 완벽할 정도로 좋았기에 오늘은 그린에 100% 올릴 수 있었다"면서 "퍼팅 운이 좀 더 따라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만큼 샷이 좋았기에 특별한 위기 없이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박인비는 정상 탈환에는 큰 욕심이 없는 듯 했다. 다만 메이저대회 석권을 의미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인비는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차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세계랭킹 1위 중 올해 목표를 고르라면 당연히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말한 박인비는 "첫 승을 기록했으니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서브스폰서인 파나소닉 행사 참석차 9일 새벽 일시 귀국한 뒤 주말 중국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