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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브라질 속의 아시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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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속의 아시아인들


각국의 이민자들이 꽃피운 브라질 문화




“각자 서로 다른 점이 더불어 사는 우리들을 풍요롭게 한다”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의 이 명언은 브라질의 이민자들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문구다. ‘인종의 도가니’로 불리울 정도로 다양한 인종들의 집합체인 브라질은, 개방적 이민 정책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어냈다. 브라질
문화는 각국의 이민자들이 가져온 문화와 전통적인 포르투칼의 문화가 뒤섞여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인들의 공헌 또한 지대하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주한 브라질 대사관이 마련한 ‘브라질 속 아시아인’ 사진전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이민자들이 낯선 브라질에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140여점이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서울에 이어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을 순회할 예정이다.


‘중국 이민’ 20세기 들어 급증

아시아 대륙 사람들이 브라질에 발을 딛기 시작한 것은 포르투갈의 브라질에 대한 식민 사업의 시작과 함께이다. 1889년 공화국을 성립한
이후 본격적인 이주가 이루어졌으며, 최근에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다. 지난 200년 동안 브라질에 정착한 아시아인들은 한국인을 비롯, 주로
중국인, 아랍인, 일본인들과 그밖의 소수 민족들이다.

아시아인들의 브라질 이주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적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아시아인과 브라질과의 첫 접촉은 16세기 중반으로 짐작된다. 대해양시대를
맞이한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는 물론, 브라질과 고아와 마카오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아시아인 선원을 고용했다. 선박은 식민지를 경유했으므로
아시아인들과 브라질의 만남 또한 이루어졌을 것이다.

한편, 미나스 제라이스 주정부 역사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는 고문서들은 17세기 초반 노예로서 그 곳에 종사한 중국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18세기 초반에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대적으로 수입되었다. 브라질 왕실이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대단위의 중국차 밭을 만들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1814년 수 백 명의 중국인들이 브라질에 왔다. 거대한 차 생산지를 만들겠다는 왕실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중국 이민자들은
다른 농작물 재배지나 인근의 도시들로 흘러갔다.

19세기 들어 이웃 라틴 국가들이 서둘러 노예해방을 실시하자, 브라질 왕실은 흑인 노예대신 ‘자유인 중국인’으로 노동력을 대치하려 했다.
브라질 왕실은 중국 이민을 받아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1855년에서 1866년 사이 수 백 명의 중국인들이
리우 데 자네이루에 도착했지만 이들은 왕실의 하인이 되거나 인근 도시에 정착했다.

당시 중국 이민자들의 브라질 사회로의 유입은 브라질 내 정치인들과 지식층들 간에 격렬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노동력의 확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이었지만,
자국민들과 인종의 혼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유럽 지향적이었던 브라질 지식인들은 흑인들의 피를 부정할 수 없는 자기들의
현실을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에, 유럽 이민을 선호했던 것이다.

격렬한 논쟁의 와중에도 중국이민 유치에 대한 브라질 왕실의 노력은 식을 줄 몰랐다. 하지만, 1814년에서 1893년 사이 브라질로 이민한
중국인의 실제 수는 겨우 3천명에 불과했다. 중국인들의 브라질로의 이주가 본격화된 것은 20세기 들어서이다. 중국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서 브라질 이민이 급증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중국이민자의 수는 약 20만 명에 달한다.


브라질의 상류층
‘일본 이민자’무술, 의상, 상술 돋보이는 ‘한국 교민’


아시아인들의 성공적인 브라질 이민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일본 이민이다. 일본 이민의 성공은 자국의 높은 인구 밀도를 줄이기 위한
일본 황실의 의도와 노동력을 필요로 하던 브라질 정부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일본 농업 이민자들은 주로 상파울루주, 특히 모지아나에
집중적으로 정착했다.

양국간의 최초의 조약은 1895년 체결되었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커피 가격 하락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1905년 브라질의 커피가격이 회복되고,
일본이 러일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최초로 일본농업 이민이 실현된다. 일본 이민자들은 상파울루 주정부와 커피 대농장주들의 보조금으로 ‘가사투
마루’라는 배를 타고 산투스 항에 도착했다.

이로부터 일본 정부의 국제협력국이 공식적으로 일본인들의 해외이민을 종식시키는 성명을 낸 1993년까지 약 25만명의 일본인들이 브라질에
정착했다. 그들은 처음 농업에 종사하거나 농업에 관계된 사업을 하다가, 나중에는 도시의 소상인이 되었다.

오늘날 4대에 걸친 일본 이민자의 수는 그 후손까지 합쳐 약 130만명에 이르는데 이는 브라질 총인구 1% 미만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처럼
낮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후세들은 현재 브라질 국내 최대 대학인 상파울루 주립대학 교수의 8%, 학생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이민자들이 브라질 문화에 끼친 영향은 일본식 미술 학교의 설립으로 대변될 수 있다. 이는 브라질 예술계가 일본 예술을 가장 가치 있게 인정하고
있는 증거인 셈이다.

브라질 거대 이민물결의 마지막은 한국이민이 장식했다. 1963년 2월 12일 103명의 한국 이민자들은 가족단위 농업이민으로 브라질에 발을
딛었다. 70년대 한반도의 불안한 정치 및 경제 사정으로 파라과이를 비롯한 제3국을 경유한 불법이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화란
선박 ‘치치렝카’로 브라질 산투스항에 도착한 한국 이민자들은 명석한 두뇌와 일에 대한 집착력으로 브라질에 뿌리를 내렸다.

한국 이민자들 대부분이 브라질 최대의 상공업의 도시 상파울루에 정착하여 의류업과 무역업에 종사한다. 상파울루의 교민 수는 5만여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대 한인 이민도시 미국 LA 다음으로 손꼽히는 이민촌인 것이다. 상파울로의 봉헤치로에는 한국교민들이 모여 살며 의류상가를 대규모로
형성하고 있다. 이 곳은 “한국의 한 거리를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교민들의 상점이 활성화되었다. 브라질 사회는
한국교민들의 용이 주도한 사업수단을 높이 사고 있다.

특히 교민들은 태권도를 비롯한 무술과 의상에 관한 예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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