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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쟁터서 꿈 찾기 위한 탭댄스…뮤지컬 ‘로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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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3관에서 '로기수' 역의 김대현을 비롯해 다섯 배우가 '그날을 위해'를 부르며 제식 훈련에 한창이다. 뮤지컬 '로기수'에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북한군 포로소년 로기수가 미군 흑인장교 '프랜'의 탭댄스에 마음을 빼앗긴 이후의 장면.

23일 오후 '로기수' 연습현장 공개에서 탭슈즈를 신은 다섯배우는 바닥을 구르며 제식훈련을 표현했다. 연습실이 '쿵쾅쿵쾅' 울린다. 쿵쾅거림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들어선 구경꾼들에게까지 오롯이 전달된다.

나머지 배우들의 정직한 탭 리듬에 로기수 김대현의 변박 리듬이 얹히면서 감정이 출렁인다. 작품은 종전 후 이익을 챙기기 바쁜 미군과 수용소 내 이념전쟁이 극에 달한 포로들 사이에서 로기수가 꿈과 희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댄스와 음악으로 펼쳐낸다.

세계적인 포토 저널리스트 베르너 비쇼프가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뮤지컬의 구상이 출발했다. 포로들이 복면을 쓰고 자신을 숨긴 채 춤을 추고 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본 '로기수'의 김신후 작가가 탭댄스에 빠진 북한군 포로소년 로기수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 날을 위해' 뒤에 이어지는 넘버 '세상 끝까지'에서는 또 다른 로기수 윤나무가 탠댄스를 춘다. 최근 다변화됐지만 보통 탭댄스는 재즈 풍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연습이라 신시사이저만으로 연주하지만 '세상끝까지'의 완성꼴은 모던록.

'로기수' 홍보사 스토리피 관계자는 "당시 유행한 음악이 바탕이지만 사춘기를 겪는 로기수가 주축인 신에서는 강렬한 록 음악을 사용했다"고 알렸다.

그럼에도 탭댄스 리듬과 묘하게 어울린다. 격하게 춤을 추는 윤나무에게 프랜 역의 임춘길이 "귀를 기울여 니것을 들어봐"라고 주문한다. "인간이니까 사람을 죽이지만 인간이니 춤을 추는 거야"라고 덧붙인다.

앞서 임춘길은 화려한 솔로 탭댄스를 선보였다. 과거 '조지 엠 코헨 투나잇' 등을 통해 이미 탭댄스 실력을 공인받은 그다. 오른쪽 무릎에는 압박붕대가 감겨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발을 구른다. 솔로 막판 러닝 플랩은 '프로 탭댄서'가 무색할 정도다.

스토리피 관계자는 "다른 배우들도 보이지 않게 무릎과 발목에 압박 붕대를 감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나무는 임춘길의 탭댄스를 곧잘 흉내낸다. 임춘길을 프랜의 대사로 무리하게 추면 "발목이 망가진다"고 한다. 김대현과 윤나무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탭을 밟는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탭댄스 연습에 들어갔는데 이미 수준급이다.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의 작곡가 신은경이 미국 팝 음악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틱한 음악은 탭댄스 외에도 역동적인 춤을 가능케 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와 같이 서정성이 가득한 음악, "다 잊어, 버드와이저" 같이 언어유희가 재치 있는 '미제는 달라' 같은 유쾌한 음악도 있다.

탭댄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뮤지컬은 누가 뭐래도 '브로드웨이 42번가'와 '빌리 엘리어트'. 이들 작품에서 탭댄스를 비롯한 춤들은 팍팍한 삶에 대한 한줄기 희망의 몸짓이자 꿈을 향한 노력의 흔적이었다.

김태형 연출은 "이념과 사상으로 갈등하는 끈임없는 전쟁터인 수용소 내에서 꿈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로기수 이야기"라고 말했다.

막판에 임춘길은 말한다. 프랜의 대사다. "탭을 하게 되면 말이 필요 없어진다. 그지 같은 전쟁터에서도 꿈을 꾸는 사람은 꿈을 꾸고 춤을 추는 사람은 춤을 춘다."

3월12일부터 5월31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로기수 유일, 로기진 김종구·홍우진, 프랜 장대웅. 프로듀서 정인석, 원작 김신후, 극작·작사 장우성, 음악감독 변희석, 무대디자인 오필영, 조명디자인 구윤영, 탭안무 박용갑. 러닝타임 15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4만4000~6만6000원. 아이엠컬처·스토리피. 02-54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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