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조제 무리뉴(52) 감독이 첼시 팬들이 일으킨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21일 무리뉴 감독은 첼시의 훈련장에서 "이런 슬픈 일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매우 수치스럽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죄송함을 감출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피해를 본 그 신사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의 사과에 첼시 구단도 추가 조치에 나섰다.
첼시 대변인 스티브 아킨스는 무리뉴 감독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사건의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파리생제르망(PSG·프랑스)과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 초대할 계획"이라며 "그가 우리의 제안을 꼭 받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첼시와 런던 라이벌 팀인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66) 감독도 파리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벵거 감독은 프랑스인이다.
벵거 감독은 "파리 사건은 인종차별이 얼마나 큰 사회적인 문제로 남아있는지 보여준다"며 "해법은 어린 시절부터의 교육이자 열린 마음의 자세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사회건 급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위험하다"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지난 18일(한국시간) 파리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파리생제르망(PSG·프랑스)과 첼시(잉글랜드)의 1차전을 앞두고 일어났다.
경기를 보러 가던 일부 첼시 팬들이 파리 지하철 리슐리외 드루오역에서 한 흑인 승객이 지하철에 타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들은 지하철 안에서 "첼시, 첼시, 첼시"를 외치며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다. 이는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이라고 소리쳤다.
차별행위를 당한 흑인 남성은 프랑스 신문 '르 파리지엥'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을 찾아내서 처벌하고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은 물론 아무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갔다"며 "아이들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아버지가 흑인이라서 지하철에서 쫓겨났다고 말해야 하나"고 토로했다.
첼시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파리 지하철 사건을 조사한 결과 관련된 3명의 '스탬포드 브릿지(첼시 홈구장)'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21일 "추가로 (사건과 관련된) 두 명의 '스탬포드 브릿지' 출입을 금지시켰다"며 "구단은 이들의 경기장 출입을 평생동안 금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