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아무래도 부담을 더 느끼지만 부담감을 느끼면 자신감도 떨어질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부담감에도 익숙해져야죠."
'피겨여왕' 김연아(25)에 이어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박소연(18·신목고)의 말이다.
박소연은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0.28점을 획득, 지난 13일 쇼트프로그램(53.47점)과 합해 163.75점을 받았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플라잉 카멜 스핀 실수를 저지른 박소연은 이날 긴장감 탓인지 점프에서 대부분의 착지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박소연이 받은 점수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119.39점)에는 다소 뒤처진다. 올 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114.69점)에도 떨어지는 점수였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여서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 속에서 부담감을 딛고 일궈낸 성적이었다.
박소연은 "긴장을 한 탓에 점프 실수가 나온 것 같다. 점프를 하기는 했는데 착지에서 흔들리고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라 어느 때보다 부담감을 더 느끼고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스핀을 실수했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박소연은 김해진(18·과천고)와 함께 한국 여자 피겨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2014~2015시즌 김해진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어느새 '차세대 피겨여왕'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박소연이 됐다.
김연아의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놓은 박소연은 "하지만 대회마다 부담감을 느끼면 자신감도 함께 떨어지고 연기에도 집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한국 피겨계가 박소연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박소연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부담감'이라는 단어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
김연아처럼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함께 안아야 하는 박소연이다.
박소연은 "부담이 되어도 자신있게 해야 할 것 같다. 부담감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아직도 떨리는 것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열심히 해서 나은 모습을 보이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소연은 "점프 전에 연결 동작과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며 "다음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출전하겠다. 연습할 때 충분히 잘했으니 연습한 대로 차분히 준비한 것을 모두 펼쳐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