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안방에서 열린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을 작성한 채송주(17·화정고)는 그 자신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채송주는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96.93점을 획득, 지난 13일 쇼트프로그램(42.16점)과 합해 총 139.09점을 받았다.
이날 채송주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이다. 종전 그의 ISU 공인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은 79.67점이었다.
국내대회 개인 최고점까지 따져도 좋은 점수다.
채송주는 "지난해 12월 회장배랭킹대회에서 받은 99점대가 가장 좋은 점수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채송주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김해진(18·과천고)이 받은 95.89점보다 높았다.
채송주는 연기를 마친 후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트리플 러츠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 아쉽지만 점수가 잘 나와 만족한다"며 "연기한 것에 비해 점수가 잘 나와 나도 놀랐다. 90점 초반대가 나올 줄 알았다"고 밝혔다.
티눈 탓에 오른발이 퉁퉁 부은 상황에서 처음 메이저급 국제대회를 치렀는데 개인 최고점이 나왔으니 놀랄만도 했다.
채송주는 예술점수(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고득점에 성공했다. 그의 PCS는 45.67점이었다.
스스로도 점프보다는 예술적인 부분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 채송주는 "외국 선수들은 점프가 좋지만 나는 예술적인 부분이 좋다. 그래서 그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트랜지션을 할 때 허전해보여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표정연기를 따로 연습한 것은 없지만, 노래 자체를 이해하고 감정대로 연기하려고 했다. 프리스케이팅 곡인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를 직접 본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주니어 그랑프리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채송주는 자신의 장점을 한껏 살려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나는 팔다리가 길고 키가 커서 후배들보다 시원시원한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점프도 시원시원하게 뛰면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준비한 구성요소를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