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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댓글 판사’ 사표 수리…징계 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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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해당 법관에게 계속 법관직 맡긴다면 재판의 공정성·신뢰에 더 큰 손상”
李부장 판사 사표 수리에 ‘제식구 감싸기’ 논란

[시사뉴스 강신철 기자]대법원은 1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정치 편향적인 댓글 수천 개를 작성해 이른바 '댓글 판사' 논란을 일으킨 수원지법 이모(45)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해 의원면직 처분했다.

대법원은 “비록 익명이긴 하나 현직 판사가 인터넷에 부적절한 내용과 표현의 댓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사실조사를 거쳐 해당 법관의 사표를 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법관이 편향되고 부적절한 익명의 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일반 국민에게 노출되면서 해당 법관이 맡았던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법관에게 계속 법관의 직을 유지하게 한다면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에 더 큰 손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영역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인 점, 자연인으로서 사생활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또 댓글을 올릴 당시 법관의 신분을 표시하거나 이를 알 수 있는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아 댓글을 읽는 사람이 댓글의 작성자가 법관임을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에 따라 이 부장판사의 댓글 작성 행위가 '직무상 위법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의원면직 처분은 사표가 수리되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처분으로, 강제로 직위를 박탈하는 '징계면직'이나 '직권면직'보다는 낮은 수위다. 퇴직 후에도 별다른 제재 없이 곧바로 변호사 활동이 가능하다.

결국 이 부장판사는 판사 신분에서 벗어나 징계 처분도 면하게 됐다. 대법원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아직 진상조사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단계에서 사표를 수리한 것은 이번 사건을 더이상 끌고가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사표 수리를 보류하거나 반려한 뒤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수년간 포털 사이트에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여성과 지역을 비하하는 댓글을 달았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낳았다. 그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점을 악용해 여러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돌려가며 댓글을 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통·전통 때 물고문 했던 게 좋았던 듯'이라는 댓글을 비롯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을 비하는 댓글과 촛불시위를 '촛불폭도'로 표현한 댓글 등을 달았다.

'삼성 특검'과 관련해서는 '너도 김용철 변호사처럼 뒤통수 호남출신인가?' 등 특정 지역을 비하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을 쓰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경북 출신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한 20대가 구속됐을 당시 해당 기사에는 '모욕죄를 수사해 구속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밖에 유신독재를 옹호하고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도 적지 않게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이 부장판사가 수년에 걸쳐 올린 댓글은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자신의 댓글로 파문이 일자 선고해야 할 사건을 서둘러 변론재개하고 연가를 냈다. 이틀 뒤에는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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