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지난 시즌을 통채로 쉰 알렉스 로드리게스(40·뉴욕 양키스)가 구단 측에 정식으로 사과했다.
11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와 로드리게스 측은 "구단 수뇌부와 로드리게스가 이날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만나 90분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공동성명을 냈다.
양키스 측은 할 슈타인브레너 구단주와 랜디 레빈 사장,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진 애프터먼 부단장 등이 참석했다.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로드리게스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있는 사과를 했다. 이에 대한 양측의 진솔한 논의가 있었다. 이제 로드리게스가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는 것만 남았다"고 전했다.
단일 시즌 최고 연봉 기록(3300만 달러·약 362억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였던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 복용 스캔들(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2014년 2월 한 시즌 전 경기에 해당하는 16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당했다.
2013년 8월에는 팀 주치의를 의료 과실 혐의로 고소해 구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2007시즌 이후 부상과 수술, 출장 정지 등을 이유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지난 시즌을 통채로 날리며 연봉 2500만 달러 중 2200만 달러를 삭감당했지만 양키스는 아직도 2017시즌까지 3년간 6100만 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
로드리게스는 징계 이후 복귀를 앞두고 실추된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개선시키고 그라운드로 무사히 복귀하기 위해 야구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이번 공식사과를 통해 복귀를 위한 모양새는 갖췄다.
그러나 구단 측은 "로드리게스는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양키스는 로드리게스의 사과를 받아들이지만 그의 행동을 잊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양키스는 2월20일부터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로드리게스는 26일부터 참가할 예정이다. 양키스 측은 "로드리게스는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면서 "그가 20일 이전에 진행되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의 3루수 주전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키스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로드리게스의 대체 자원으로 3루수 체이스 헤들리 영입했고 시즌이 끝나자 4년 52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양키스는 로드리게스를 지명타자로 쓸 확률이 크다.
또 양키스 측은 이날 로드리게스에게 '홈런 보너스'도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통산 654홈런을 기록중인 로드리게스는 윌리 메이스(660개), 베이브 루스(714개), 행크 아론(755개), 베리 본즈(762개)의 기록을 넘길 때마다 각각 600만달러씩 받을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