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소리 없이 강한 팀을 만들겠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남드래곤즈의 신임 노상래(45) 감독이 조용한 반란을 예고했다.
태국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노 감독은 지난 25일 "소리 없이 강한 팀을 만들겠다"며 "이번 시즌 목표는 일단 6강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계획도, 비전도 없이 우승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며 "내실을 다져 가며 경기를 하다 보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995년 전남에서 데뷔한 노 감독은 그 해 33경기에서 1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신인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11월 하석주 감독의 뒤를 이어 전남의 9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노 감독의 지도자 데뷔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해 "조용하지만 강한 축구,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축구를 하려고 한다"며 "기술을 앞세운 빠른 패스 축구로 승부를 걸겠다. 팬들을 위해 이기는 축구, 화려한 축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고 했다.
전남은 이례적으로 이번 전지훈련에 1군과 2군 선수들을 모두 참여시켰다. 선수단의 단합을 강조하는 노 감독의 지도 철학이 배경이다.
노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 사이에 벽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고참의 경험과 신인의 패기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상생의 축구를 추구한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라면 누구든 주전으로 발탁할 것이다"고 전했다.
노 감독의 '전훈 숙제'는 최상의 조합을 찾는 것이다.
그는 "매 경기에 맞는 조합을 찾아야 승산이 높아진다"며 "물론 큰 틀은 유지하겠지만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정에서 베스트11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며 내부 경쟁을 예고했다.
전남에는 노 감독과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김태영 수석코치이며, 또 다른 한 명은 골키퍼 김병지다.
노 감독은 "이들은 내게 큰 힘이 될 것이다"며 "김 코치에게는 지난 시즌 불안했던 수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김병지에게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며 우리 팀에 새로 온 선수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은 다음달 1일 귀국해 광양에서 일주일간 훈련한 후 9일 제주도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