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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구순 바라보는 송해, 여전히 무대로…'영원한 유랑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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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한의사가 제 혀를 보더니 놀라더라고요. 140세까지 살 것 같다고 하던데 그건 또 너무 지루하고. 껄껄." 

구순(九旬)을 바라보는 가수 겸 코미디언 송해(88)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굴곡을 같이 했다. 일제강점기에 유년기를 보냈고, 6·25전쟁 때는 황해도에서 혈혈단신 월남해 가족과 생이별을 하는 이산의 아픔을 겪었다. '송해'라는 예명도 배를 타고 월남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것 같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혈혈단신으로 남에 와서 지금까지 참 많은 일을 겪었어요. '3년 계획'을 못 세워봤습니다. 지금까지도 방송이라는 게 개편 때가 다가오면 피가 말라요. 평생 비정규직인 셈이죠."

송해가 '국민 MC'로 자리하게 된 것은 1983년 교통사고로 큰아들을 잃고 방황하던 때 바람이나 쐬면서 마음을 달래보자는 마음으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부터다. 1986년부터 프로그램 MC를 맡았으니 올해로 30년째 '전국노래자랑' MC다. 

"정주영 회장이 볼 때마다 '세상에 제일 부자 오셨구려'라고 인사하길래 한 날은 제가 화가 나서 '자동차 그렇게 만들어서 나 한대 줘봤수? 아파트 그렇게 지어서 나 한 채 준 적 있수? 왜 자꾸 부자 부자 그러는 거요?' 했더니 사과를 하는 겁니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송 선생 같은 사람 어디있습니까'라네요. 바로 엎드려 절했죠. 그 다음부터 만나면 제가 '2등 부자 오셨슈'라고 인사를 해요. 그럼 또 웃어요. 껄껄."

송해가 또 무대에 선다. '전국노래자랑'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공연 '송해빅쇼' 무대다. 앞서 '송해빅쇼'는 2011년 9월 출발해 대구·전주·부산·제주 등 18개 지역을 돌며 40회 공연했다. 2013년 공연을 앞두고 개성공단이 철수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흥이 안 난다"며 취소했던 그 브랜드다. 

"고달픈 인생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살다 보면 인생은 살아보고 싶은 것, 살만한 것이라는 걸 느낍니다. 제가 살아온 그 동안의 이야기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공감 가는 분, 혹은 그렇지 않은 분도 세상살이에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노래와 함께 지나온 변천사를 엮어볼까 합니다." 

자신을 설명하는 '영원한 유랑청춘'을 공연 타이틀로 달았다. 설날인 2월19일 서울 올림픽홀 공연이 시작이다. 

"고향에 못 가시는 분들은 고향에 관한 노래를 들으면 고향에 간 기분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실향민 입장에서 고향이 한스럽기 짝이 없어요.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가슴에 박혀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고향에 못가시는 분들에게 위로가 될 거 같아요."

공연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추억 - 그리고 사랑'에서는 송해가 부르는 '전국 고향노래 모음' 및 우정 출연자들의 노래와 코미디 무대 등 '6070년대 극장쇼 전성기 무대'를 재연한다. 2부 '뮤지컬 토크 쇼'에서는 관객에게 받은 질문들을 공개하고 송해가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김일태 공연 연출자는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똑같이 부르면 안 된다, 돈 내고 오는 분이니까, 노래하고 땀 흘리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등을 부탁했다. 선생님이 그러니 연습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조명과 무대는 조용필 쇼에서 볼 수 있는 장비들을 동원해서 꾸밀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은 2월21일 부산 시민회관, 3월1일 창원 KBS홀 무대로 이어진다. 트로트 가수 문연주, 코미디언 함재욱 등이 함께한다. 

"언제까지 무대에 설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무대인이자 방송인이기 때문에 마이크 앞에서 엎어지는 그날까지 살아온 날들을 전해드릴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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