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4.0℃
  • 흐림강릉 9.2℃
  • 서울 4.2℃
  • 흐림대전 9.3℃
  • 흐림대구 7.2℃
  • 흐림울산 10.3℃
  • 흐림광주 9.9℃
  • 흐림부산 11.0℃
  • 흐림고창 9.8℃
  • 구름조금제주 16.9℃
  • 흐림강화 5.7℃
  • 흐림보은 6.2℃
  • 흐림금산 8.2℃
  • 구름많음강진군 10.9℃
  • 흐림경주시 8.5℃
  • 구름많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문화

'강남1970'의 넝마주이 이민호 "저도 20대초반엔 꽤나 막막"

URL복사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방 한 칸 없어서 우리가 얼마나 쫓겨 다녔어? 나 서 의원 사업 도와가지고 내 땅 한번 원없이 만들어 볼거야."

김종대(이민호)의 꿈은 막연하다. 종대의 꿈에는 단계가 없다. 방법이야 어찌 됐든 그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달려, 있는지 없는지 모를 끝에 가닿으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매순간 삶은 고달프다. 그는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소리친다. "지금 내가 달리는 데까지가 다 내 땅이야!" 같은 길을 가는 백용기(김래원)가 화답한다. "땅종대, 돈용기! 그래 우리 끝까지 한번 가보자!"

고아 종대는 출생신고도 돼 있지 않은 거지다. 세상은 벼랑 끝에 매달려 사는 그의 손을 짓밟는다. 그런 그가 택할 수 있는 건 그 손을 밟고 있는 발을 잘라버리는 것 외에는 없다. 가족이 생겼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삶 속에서 종대의 욕망과 1970년 강남으로 모여들던 권력이 조우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강남 남자 이미지의 제가 강남이 막 개발되던 시기에 살던 한 사람을 연기한다는 게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단순히 '강남'이라는 키워드가 이민호(28)를 '강남1970'으로 소환한 것은 아니다. 2009년 '꽃보다 남자'로 단번에 스타가 된 그는 빗발치는 영화 출연 섭외를 묵묵히 거절해왔다.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고 스스로 좀더 농익었다고 생각될 때 영화를 하고 싶었다. 배우와 연기에 대한 욕망을 점점 키워나가다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폭발시키고 싶었다.

이민호가 종대를 만난 건 어쩌면 연기에 대한 그의 욕망이 막 발산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제가 더 성숙했을 때 하고 싶었어요. 한 영화를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하겠다는 판단이었죠. 영화를 하려면 '꽃보다 남자' 끝나고도 충분히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기다렸습니다. 억지로 하거나 어설프게 영화를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다행히 좋은 시기에 유하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건넸고 드라마 '상속자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셨어요."

종대는 이민호가 지금껏 쌓아왔던 이미지를 모두 버려야 하는 캐릭터다. '대중은 이민호를 '재벌 3세'로 기억한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상속자들'의 김탄이 그랬다. 종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종대는 고아이고 넝마주이다. 우연히 가족을 갖게 되지만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내면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가 택할 수 있는 건 맨몸으로 세상과 맞부딪히는 것 뿐이다.

"이 영화를 어떤 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생각도 있었고, 종대 같은 인물이 사실 저와 좀 더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미지를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크게 신경 안 써요. 연기를 어떻게 해냈느냐가 더 중요한 거겠죠. 이미지나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지는 않습니다. 하나하나 도전해 가는 과정이 있으니까요."

종대의 삶이 서글픈 것은 그의 행동이 일정 부분 가족을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같은 존재인 강길수(정진영)의 세탁소는 빚에 묶여있다. 아끼는 여동생 선혜(설현)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시집을 갈 수 없다. 이민호의 말처럼 종대는 "답이 안 나오는 삶"이다.

"20대가 그런 것 같아요. 막막하고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최고의 한류스타인 이민호가 이런 말을 하자 궁금해졌다. 모든 걸 가진 듯한 그가 종대를 정말 이해했을까. 연기는 물론 상상력의 영역이지만, 또 다른 방향에서 볼 때 경험이라는 것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도 하다.

"저도 20대 초반에는 꽤나 막막했어요.(웃음)"

아주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민호에게도 무명시절이 있었다. 연기자의 꿈을 한창 키워나가던 2006년 그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때 다리를 심하게 다쳐 1년 가까이 병원에 누워있었다. "그때부터 '꽃보다 남자' 찍기 전까지가 저의 흑역사죠.(웃음)"

"병원에 누워 별의별 생각을 다했어요. 그때 생각을 많이 하면서 제 자아가 자리 잡은 것 같아요. 목표 같은 것을 설정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때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밴을 타는 배우가 되자는 것이었죠.(웃음) 그렇게 되고 싶었던 건 역시 엄마, 가족 때문이었죠. 그래서 성공한 연예인이 되자는 막연한 꿈을 꿨어요."

이래저래 이민호가 종대와 만난 건 우연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보니 또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웃음)"

하지만 이민호는 자신과 닮은 종대가 처음부터 끌렸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김래원이 연기한 백용기 역이 더 마음에 들었다. 종대는 자신의 감정을 안으로 삭히고 고민하다가 행동하는 인물이다. 용기는 머리보다 몸이 빠르다. 용기가 종대보다는 튀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강남1970'을 진짜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는 분기점이라고 본 이민호가 표현할 부분이 더 있어 보이는 용기 역을 탐낸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유하 감독이 그를 설득했다.

"종대는 감정을 억누르는 캐릭터니까, 좀 답답할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매력이 안 느껴졌어요.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라고 봤거든요. 그래서 용기 캐릭터를 더 개발하는 건 어떠냐는 논의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그러면 '비열한 거리'와 다를 게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수긍했죠."

첫 도전이나 다름 없는 영화라는 장르, 해본 적 없는 역할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이민호는 지금까지 해왔던 연기 방식을 버렸다.

"전 이미 객관성을 잃었어요. 관객분들이 제 도전을 평가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흥행하느냐 잘 안 되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강남1970'을 통해서 배우로서 더 성장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사회

더보기
최호정 의장, 의정활동을 빛낸 ‘의회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 15명 시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은 16일 의장접견실에서 ‘2025년 서울특별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으로 15명을 선정하여 감사장을 시상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2019년부터 서울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성과 (도서대출 등)에 따라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전문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서울시 정책과 의정활동 연구에 반영함으로써 의회 역량 강화에 기여한 11대 의원 15명의 의원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도 있는 입법․정책 개발을 통해 의정활동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지역발전과 서울시의회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한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최호정 의장은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꾸준한 독서와 연구가 깊이 있는 의정활동의 근간이 됨을 확인하였으며, 서울시의회전문도서관 자료를 활용하여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 주신 의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수상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현장 중심의 서울시의회’의 대표로서, 앞으로도 서울시와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상자 15명

문화

더보기
서로의 감각이 예술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지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오는 12월 18일(목) 오후 6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 5층에서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의 방향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오픈테이블 - 연결되는 사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장애 유무를 떠나 서로 다른 신체와 경험, 감각의 경계를 넘어 예술로 연결되는 현장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장애·비장애를 넘나드는 지역의 예술적 실험’을 주제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올해 시도한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워크숍 사례와 일본 ‘랜드 페스(LAND FES)’의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김은설 시각예술작가와 원우리 사운드 아티스트는 농인, 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으로 각각 진행한 ‘소리 풍경’, ‘소리와 그림 사이’ 사례를 중심으로 감각적 예술활동으로 나눈 소통 방식의 시도들을 공유한다. 이어 일본의 무용가이자 ‘랜드 페스’의 디렉터 마츠오카 다이는 퍼포밍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일본의 사례를 나눈다. 이어지는 종합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