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본격적으로 토너먼트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이 꿀맛 같은 휴식으로 지친 심신을 달랜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전날 멜버른에 입성한 뒤 선수단에 한 차례 휴식을 준 데 이어 19일에도 자율적인 휴식을 취하도록 지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쉬라는 뜻으로 이날 훈련을 별도로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훈련 없이 휴식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짜여진 일정대로 빡빡한 훈련과 경기를 계속해서 소화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남은 일정상의 유리함을 적극 활용, 선수단에 꿀맛 같은 휴식을 주어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다른 팀들에 비해 하루씩 일정상의 여유가 있다. 지난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끝으로 22일 예정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까지 5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동일인 전날을 제외하더라도 오롯이 준비할 수 잇는 시간이 4일이나 된다. 반면 한국의 8강 상대인 우즈벡은 18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뒤 사흘만에 한국과 맞붙는다.
게다가 한국은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쳐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국-호주전은 101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양팀 합쳐 22개의 파울이 나올 정도로 과열된 상태에서 부상자까지 나오자 시간이 길어졌다.
오만전(96분), 쿠웨이트전(94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시간을 뛰었다. 경기 종료 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힘든 경기였다.
그 과정에서 박주호(28), 구자철(26·이상 마인츠)가 호주 선수들의 과격한 플레이에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박주호는 얼굴을 다쳤고, 구자철은 팔꿈치 인대 파열로 남은 대회를 접게 됐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주전들의 체력이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 김진수(23·호펜하임)는 조별리그 3경기 모두를 풀타임 소화했다.
박주호도 3차전 부상으로 인한 교체전까지 뛰어 사실상 3경기를 거의 풀타임으로 뛴 것과 다름 없다.
전날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이 언제까지 (체력적으로)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체력적인 부분에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다.
일단 하루를 푹 쉬면서 재충전할 시간을 주는 것도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난 뒤에는 20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예정돼 있다. 21은 경기 전날로 한 차례 적응훈련 뒤 22일 우즈벡과의 4강 진출을 놓고 담판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