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슈틸리케호의 신델렐라'로 떠오른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24·상주)이 A매치 첫 출전에 대한 간절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협은 3일 오후 호주 시드니 매쿼리 대학의 스포트 필드에서 열린 사우디전 대비 축구대표팀의 최종훈련을 마친 뒤 "사우디전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퍼텍 경기장에서 사우디와 평가전을 벌인다.
사우디전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펼치는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갈고 닦은 대표팀의 전술과 전략의 결실을 보여줘야 하면서도 내용도 좋아야 한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큰 사명을 안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전을 통해 자신감을 충전하면서 상승세가 본선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본선의 성적과는 관계없는 평가전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그냥 허투루 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협은 이동국(36·전북)과 김신욱(27·울산)의 부상 공백을 틈타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186㎝, 76㎏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갖춘 이정협의 합류로 한국은 포지션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나고 스피드, 유연함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아시안컵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이정협은 이번 깜짝 발탁으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주전 공격수와는 거리가 있다. 전술적 유연성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이 그를 선발로 내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근호(30·엘 자이시)·조영철(26·카타르SC) 등을 활용한 득점 루트가 막히는 등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릴 때 교체 멤버로 들어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조커로 기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원소속팀에서도 주로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해 공격의 활기를 불어 넣곤 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번 아시안컵에서 그를 조커로 활용할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 최종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속팀에서 경기당 20~25분을 뛰는 등 주전급의 활약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경기내내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감독님께서 따로 불러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던 이정협은 "최종 명단 발표 이후 소속팀 상주에서도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제주 전지훈련부터 호주까지 와서도 컨디션은 괜찮다"며 출전 준비를 끝냈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