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신년사 발표 이튿날인 2일 일제히 대남 비방을 중단했다. 전날 신년사 속 남북대화 제안의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신년사에 따른 각계의 후속조치에 관한 기사와 김정은 찬양 기사만을 게재했다. 1면에는 김정은의 평양고아원 방문 사진을 크게 실었다.
노동신문과 함께 대남 비방에 앞장서왔던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의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일본 총선거 평가 기사와 팔레스타인 지지 기사만을 보도했다.
친북 동포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도 이날 북한여성들을 소개하는 '인기처녀' 동영상만 게재하는 등 대남 비방 중단 분위기에 동조했다.
이 같은 대남 비방 중단은 "북과 남은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하찮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야 한다"는 전날 김정은 신년사 내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정부가 이날 김정은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훈련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대화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내건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하루 만에 정부가 거부한 셈이라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앞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의 대남 비방이 재개되겠지만 남북 간의 대립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남북 모두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