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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밴드 한음파 "이명, 불편하지만 뭔가 남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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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곡을 들으면서 불편하기를 원했죠. 불편하다는 건 무언가가 남았다는 거잖아요. 단순히 팝콘 먹으면서 즐기는 영화가 아니라 무언가가 남는 영화, 그런 음악이었으면 했죠."(이정훈)

밴드 '한음파'가 정규 3집 '이명(耳鳴)'을 발표했다. 1995년 결성된 인디신 최고참 밴드로 오랜 공백기 이후 2008년 활동을 재개하며 다시 주목받았다. 밴드 초창기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를 표방, '한국의 펄잼'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2009년 첫 정규 앨범 '독감', 2011년 정규 2집 '키스 프롬 더 미스틱(Kiss From The Mystic)' 등을 발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2014년 이정훈(보컬·기타·마두금), 윤수영(기타), 장혁조(베이스), 김윤태(드럼)가 이끄는 이 밴드는 초창기 수식어 '한국의 펄잼'에서 이제는 제법 멀리 왔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처음 봤을 때 불편한 감정을 느꼈어요. 제가 알았던 영화의 포맷도 아니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성격의 영화라서 그렇게 느꼈나 봐요. 나중에 곱씹어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는데 말이죠."(장혁조)

'이명'은 복잡다단하다. 한글로 쓰인 추상적인 가사뿐 아니라 음악 자체도 많은 말을 늘어놓는 모양새다. 애초 모호한 개념인 '대중'을 염두에 둔 음악이 아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한 결과다.

"2집 때는 원초적인 록 밴드의 느낌을 담고 싶어서 더빙도 안 하고 연주하는 패턴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층을 몇 개씩 쌓았죠. 보통 노래들은 주요한 한가지 테마에 살을 붙이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그런 테마가 2~3가지 중첩되고 또 갈라지면서 '이게 한 곡이야?'하면서 들리기도 하는 거죠."(장혁조)

수록곡 '유령선'이 그렇다. 각기 다른 성격의 테마가 엎치락뒤치락 이어지다 '이게 한 곡이야?'라는 물음표를 가질 즈음 짧지 않은 곡이 어느새 끝난다. 흔히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배치되는 '아웃트로(Outro)'는 중후반부에 배치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아웃트로'는 트랙 리스트를 생각할 때부터 중간에 가야 될 성격의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거죠. 그런 반응을 즐깁니다."(장혁조)

변박, 불협화음 등의 조화를 위해 애썼다. "버릇처럼 나오는 것들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귀에 의존해서 의도하는 것만 연주하는 데 중점을 뒀죠."(윤수영) "'크로(Crow)'는 7/4박과 7/8박이 동시에 진행되는 곡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악보를 벽에 붙여놓고 박자를 채우거나 비우는 작업을 했죠."

변화 무쌍한 수록곡을 들으며 쌓인 '이명'이 '한음파'라는 밴드로 구체화되는 식이다. 이정훈은 "곡에 변박이나 불협화음으로 들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지만, 이들은 공연을 통해서 완성된 것들이다. 전체적인 흐름이 있는 것"이라며 "뱀이 꿈틀대는 느낌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한음파'의 시도들은 성공적이다. '이명'은 '네이버 이 주의 앨범'에 선정된 데 이어 각종 결산에서 '올해의 음반'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러 악기가 떨어져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곡 전체 흐름으로는 뭉쳐서 흐름이 있는 거죠. 그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겨요. 음악에 빠지면, 그 흐름에 올라타면 즐거워질 겁니다."(김윤태)

밴드는 2월 단독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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