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마이클 혼다(Michael Honda)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접견하고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가 주관하는 미 의회인사 초청프로그램(CMEP)의 일환으로 방한 중인 혼다 의원은 일본계이지만 미 하원 한국협의회(코리아코커스) 소속으로 그동안 미 의회 내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인물이다.
특히 그는 2007년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환경소위원회에서 사상 최초의 '위안부 피해자 청문회'가 열리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미 하원 결의안이 채택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미국을 방문한 2007년 당시만 하더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120분 넘게 살아계셨는데 고령 때문에 지금은 55분만 살아계신다"며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명예를 온전히 회복시켜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에 관한 보편적 가치의 문제로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면서 "시급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혼다 의원이 열정과 신념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청문회를 개최하고, 그 문제가 관심 있게 다뤄지는 것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다"며 미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혼다 의원의 헌신적인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혼다 의원은 위안부 문제가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는 박 대통령의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 "아·태지역의 화해를 위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 인정과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최선의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한반도 평화통일구상을 밝힌 드레스덴 연설에 대해 "심오하며 포괄적이었으며 깊은 온정심이 담겨 있음을 느꼈다"면서 신뢰구축을 통한 통일의 길을 제시한 점을 평가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모자보건사업은 인류 모두 누구든지 어머니의 정성 속에 자라났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은 통일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혼다 의원이 지난 9월 우리의 통일구상을 지지하는 연명서한을 보내온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제의한 여러 가지 인도적 협력사업은 북한이 호응해 올 경우 빠른 시일 내 이행될 수 있지만 북한이 신뢰구축의 길을 외면하고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미 의회가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해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한·미 간 중요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원자력협정 개정이라든지 전문직 비자문제라든지 이런 데 대해서도 호혜적으로 잘 이뤄지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접견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조윤선 정무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