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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된 가수 이현우 “노래하면서도 붓 놓은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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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가수 이현우(48)가 잠시 마이크를 놓고 붓을 들었다.

중2 때 미국에 이민을 가 카네기멜런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다가 중퇴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 오티스 미술대학을 나온 이현우다.

2014년을 마감하는 12월, 그가 뒤늦은 나이에 꿈을 이뤘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에서 ‘하트 블로섬 팜(Heart Blossom Farm)’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걸었다. 하트를 소재로 그린 그림 17점이다.

1991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노래를 부르면서도, 음악을 하면서도 붓은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림, 안 그릴 수가 없었어요.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들, 나이가 들면서 잊어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색깔로 기록해 놓고 싶었어요.”

그동안 붓을 놓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예전부터 그림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어요. 다른 전시도 많이 보고, 미술계 흐름을 어느 정도 꿰고 있었죠. 자만일 수도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그림 보면 고만고만한 것 같기도 해요. 솔직히 만만해 보이기도 하고…, 하하.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욕을 먹더라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답했다.

그가 그린 하트는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다. 하트만 봤을 때는 연약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연약함을 가시로 보호막을 쳤다. 하트를 소재로 시작한 시기는 2007년부터다. 그전부터 끊임없이 그림의 소재를 찾았다. 한글, 숫자, 동물의 형태,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세포 등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지만, 벌써 누군가가 다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접었다.

“같은 이미지를 오랫동안 변형하면서 진화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누구 봐도 인식할 수 있는 소재를 찾다 보니 하트만한 게 없더라고요. 하트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가시가 돋친 하트, 특이하지 않나요? 하트에 가시가 있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 연약하죠. 어떻게 보면 그게 최선의 희생이기에 슬프기도 해요.”

그는 우연히 가수가 됐고 탤런트가 됐다. 자신을 ‘운 좋은 놈’이라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래픽 회사에서 6개월 정도 일했어요. 그런데 저하고 안 맞더라고요. 지각을 안 하는 날이 없을 정도였어요.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주급을 받아 한국에 바람 쐬러 나왔다가 얼떨결에 가수가 된 거에요. 뭐, 뉴욕에서도 음악을 해왔던 터라 자연스럽게 음반을 내게 됐죠. 그러다 대박이 났고, 그때 로또 당첨된 기분이었어요.”

20대 초반이었던 그는 가수 활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때 너무 많은 것이 손에 쥐어져서 정신이 혼미했어요. 연기도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가 하게 됐고요. ‘발연기’ 소리를 듣긴 했지만, 매사 운이 좋았어요.”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은 덕(혹은 탓)에 좋지 않은 일도 많았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한 게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제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휘둘렸죠. 그러다 보니 이상한 일에 연루 되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제가 중심이 된 일을 시작했어요. ”

그림은 오랫동안 그려왔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최근 열린 ‘2014 한국국제아트페어’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그림을 평해달라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평가받을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죠. 평생 자신의 작품을 한 번도 소개 못 하고 인생을 마감한 분들도 있는데, 저는 행운아죠. 수준 이하의 작품일 수도 있고,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상관없어요. 그동안 맷집도 생기고 굳은 살도 박혀서…, 욕먹는다고 마음 아파할 나이는 아니잖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 뭔가 쌓여있던 것들이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쾌감이 있어요”라며 “많은 사람이 내 그림을 봐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고 기대했다. 전시는 내년 1월17일까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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