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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4년 한국 영화계, '명량' 경이적 기록 속 할리우드 대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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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2014년 한국 영화계는 환호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명량'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지만, 한국영화 전체로 봤을 때는 부진한 한 해였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물량 공세는 역시 만만치 않음을 실감한 1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계에 희망을 심어주는 성과도 있었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한국영화를 볼 충분할 다른 이유를 만들어줬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쁜 소식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들과 이별해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

◇ '명량'으로 기억될 2014년

올해 영화계는 '명량'(감독 김한민) 한 편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명량'의 최종관객수는 1760만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이다. 1000만명은 꿈의 숫자다. 760만명도 쉬운 숫자가 아니다. 그런데 무려 이 영화를 1760만명이 봤다. 8년간 깨지지 않았던 '괴물'(1301만명)의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17일 만에 돌파했고, 부동의 1위였던 '아바타'(1362만 명)를 주저앉히고 역대 흥행영화 순위 1위가 됐다.

'명량'은 흥행 관련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런 흥행은 전에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지 모른다.

'명량'이 성공과 함께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도 재평가받았다. '명량'의 성공을 많은 전문가는 리더십 부재 대한민국 현실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알 수 없는 패배의식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한국인이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는 해석도 있었다.

이유가 어찌 됐든, 작품성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명량'은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영화계에서 '명량'의 성공을 능가할 이슈는 없었다.

◇ 할리우드의 총공세…버텨내지 못한 한국영화

'명량'과 '수상한 그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없었다면, 올해 한국영화는 참담한 실패를 맛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할리우드의 물량 공세는 어느 때보다 거셌고, 반면 한국영화는 소수 몇 편의 영화를 제외하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올 초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애니메이션 최초였고, 외화로는 두 번째 1000만 영화였다. '겨울왕국'은 화려한 시각효과와 따뜻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모든 연령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주제곡인 '렛 잇 고(Let It Go)'의 인기도 한몫했다.

겨울을 '겨울왕국'이 지배했다면, 가을은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의 세상이었다. '인터스텔라'는 현재 900만 관객을 넘어 1000만 관객을 향해 가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을 3차원에서 5차원 세계로 확장한 천재 감독의 야심에 한국관객은 만장일치 박수를 보냈다. '인터스텔라'가 아무나 상상할 수 없고,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영화였음은 분명하다.

할리우드 영화는 '겨울왕국'(2위), '인터스텔라'(3위),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7위), '엣지 오브 투모로우'(9위), '액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10위) 등 5편이 올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포진했다. 

이 같은 외화 강세에 힘입어 할리우드 영화 점유율은 지난 5일까지 48.0%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38.0%)보다 10% 포인트 이상 올랐다. 

◇ '누구냐 너', 새로운 얼굴의 발견

2014년은 송강호, 최민식, 정우성, 손예진 등 한국영화의 보석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인 해였다. 올해는 이미 빛나고 있는 보석뿐만 아니라 앞으로 보석이 될 원석을 많이 본 한해였다.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20)은 나이가 믿기지 않는 완숙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스무 살의 외모를 갖게 된 칠십 대 노인을 연기한 그는 평단과 관객의 극찬 속에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혹평을 받긴 했지만, 심은경은 이제 겨우 스무 살이다.

천우희(27)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천우희는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에서 주인공 한공주를 맡아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세상이 가하는 상처를 큰 눈 가득 눈물을 머금은 채 받아내는 모습은 관객을 기어코 울렸다. 천우희가 올해 연말 시상식에서 단 하나의 트로피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 영화시상식이 공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남자신인배우 중에 가장 눈에 띈 건 최우식(24)이었다. 조·단역을 오가던 이 배우에게 이런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거인'의 김태용('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동명이인) 감독은 최우식을 알아봤다.

최우식은 '거인'에서 삶에 틈입하는 고통을 견디고 결국은 살아내야 하는 고등학생 '영재'를 맡아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한공주'에는 천우희가 있었다면, '거인'에는 최우식이 있었다. 

이밖에도 '인간중독'의 임지은, '마담뺑덕'의 이솜 등도 올해 한국영화계가 건진 수확이었다.

◇ 만남과 이별…사건, 사고

'색,계'(2007), '만추'(2011)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던 중국 배우 탕웨이(35)가 선택한 남자가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45) 감독이라고 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두 사람 사이에 대한 풍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중국 영화팬 모두를 놀라게 할 만한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이었다.

결혼 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탕웨이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이 나의 황금시대"라고 말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스타 배우 커플도 탄생했다. 주인공은 독보적 매력의 배우 배두나(35)와 할리우드의 신성 짐 스터게스(36)다. 영화 '도희야'(감독 정주리)로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배두나는 언론 인터뷰에서 짐 스터게스와 교제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함께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는 사진이 포착되면서 둘의 관계를 의심하는 이들이 많았다. 배두나는 칸에서 스터게스와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즐기며 의심을 사실로 만들어줬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영화팬은 오랜 스타와 이별하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원로 배우 황정순 씨가 오랜 지병 끝에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1980년대를 풍미한 배우 김진아도 암 투병 끝에 하와이에서 숨졌다. 배우 김자옥도 암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한국 최고 남자 배우 중 한 명인 이병헌은 망신을 당해야 했다. 음담패설 동영상 협박 사건에 휘말린 그는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여성들과 엮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결과가 어찌 됐든 우리나라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스타 대접을 받는 이병헌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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