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6 (월)

  • 맑음동두천 1.5℃
  • 맑음강릉 5.1℃
  • 맑음서울 3.6℃
  • 맑음대전 3.1℃
  • 맑음대구 5.7℃
  • 맑음울산 6.3℃
  • 구름많음광주 4.3℃
  • 흐림부산 8.8℃
  • 흐림고창 1.5℃
  • 흐림제주 8.3℃
  • 구름많음강화 0.7℃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4.7℃
  • 구름많음경주시 6.5℃
  • 구름많음거제 6.7℃
기상청 제공

문화

유하 감독 '강남 3부작' 종결판…영화 '강남 1970'

URL복사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유하(51) 감독은 1974년 강남으로 이사왔다. 땅 투기 바람이 거세게 불던 시기, 강남은 농경문화와 도시문화가 충돌하는 기이한 공간이었다. 그 시기 그 공간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소년 유하의 뇌리에 콱 박혔다.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분출되던 강남은 지금, 어린 유하 감독이 봤던 모습과 판이한 곳이 됐지만, 욕망이 꾸역꾸역 모여드는 장소인 점은 그대로다. 

창작자는 결국 자기 삶의 핵심체험을 소재로 작품을 빚어낸다. 시를 통해 강남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유하 감독의 성향은 영화계로 넘어와서도 변하지 않았다.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서 군사문화와 주입식 제도교육이 어떻게 새로운 폭력을 만들어내는지 훑었다. '비열한 거리'(2006)에선 돈이 폭력을 어떻게 조종하는지를 다뤘다.

이후 강남과 관계 없는 영화 두 편('쌍화점'(2008) '하울링'(2012))을 만들었지만, 유하 감독의 마음은 여전히 강남에 꽂혀 있었나보다. 강남개발계획의 정치적 비사를 파헤친 책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를 접한 유하 감독의 눈길은 다시 강남으로 향했다. 이른바 '강남 3부작' 혹은 '거리 3부작'의 종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 새영화 '강남 1970'을 내놨다.

"흔하지만 중요한 질문이죠. 현실이 그렇잖아요. 땅을 열심히 일궈도 땅을 갖지 못하고, 올바르게 살면 손해를 보죠. 땅 투기 강풍과 정치권이 결탁하던 시기를 통해 현실의 천민자본주의 속성과 단면을 반추하려고 했습니다. 또 권력이 폭력을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다루고 싶었죠."

고아인 종대와 용기는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자란다. 유일한 안식처였던 무허가촌 판잣집에서 쫓겨난 두 사람은 건달이 개입된 전당대회 훼방작전에 얽히면서 서로를 잃어버린다. 3년 후 종대는 잘 살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건달이 되고, 복부인 민마담과 함께 강남 개발 이권다툼에 뛰어들고, 명동파 중간보스가 된 용기와 재회한다. 두 사람은 정치권이 개입된 강남 땅 싸움에 휘말린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선 전학생 현수(권상우)를 통해, '비열한 거리'에선 건달 병두(조인성)를 통해 청춘과 폭력의 일그러진 모습을 담았던 유하 감독이 이번에는 방식을 바꿔 두 명의 남자배우를 통해 욕망(강남)의 초상을 그린다. 종대는 이민호(27)가, 용기는 김래원(33)이 맡았다.

이민호가 연기한 '종대'는 가진 건 싸움 실력밖에 없는 밑바닥 청춘이다. 오로지 성공을 위해, 내 땅을 원 없이 갖고 싶다는 욕망을 좇아 내달리는 인물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등 주로 재벌 3세 상류층을 연기해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그에게는 파격적인 역할이다.

"외압이 있었어요. '비열한 거리'를 할 때, 조인성 씨를 캐스팅한 이유와 같습니다. 제 와이프가 이민호 씨 광팬입니다. 제가 한 2년 시달렸어요. 이게 숙명인가 보다 하며 캐스팅했죠."

농담을 던지며 이민호 캐스팅 비사를 전한 유하 감독은 "최상류층을 연기하던 이민호를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뜨리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눈빛이 깊은 배우"라고 추어올리기도 했다.

주로 TV 드라마에 출연하던 이민호에게 '강남 1970'은 영화로 활동무대를 넓히는 기점인 셈이다.

"전 강남 느낌이 나는 배우인데, 제가 70년대 강남을 배경으로 한 인물을 연기하면 신선할 것 같았어요. 또 영화를 하게 된다면 메시지가 있는 좋은 작품으로 시작하고 싶어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죠. 유하 감독님 작품이라면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해도 좋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죠."

김래원이 책임진 '용기'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행동파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주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역할을 맡아왔던 김래원에게도 이번 역할은 새로운 도전이다.

"김래원 씨는 제가 예전부터 함께 하고 싶은 배우였어요. 이번에 같이 하게 돼 행운입니다. 연기가 워낙 안정적이잖아요. 김래원 씨에게는 순박함도 있지만, 눈에는 비열함과 의뭉스러움이 함께 있어요. 그런 느낌이 용기에 잘 어울리겠다 싶었죠."

유하 감독의 말에 김래원도 화답했다. 그는 "내 또래 배우라면 누구나 다 유하 감독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합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죠"라고 말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는 옥상 결투신이 있다. '비열한 거리'에는 굴다리 싸움 장면이 있다. 두 액션 장면 모두 영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강남 1970'에도 이에 못지 않은 공동묘지 액션신이 등장한다.

이 장면을 찍는 데 하루 12시간씩 1주일이 걸렸다. 진흙탕 싸움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흙을 공수했고 800t에 달하는 물을 쏟아부었다. 보조 출연자만 150여 명이었다.

"땅 이야기이다보니까 황토빛 땅과 땅에 대한 욕망, 죽음, 탄생 여러가지 함의를 담고싶었어요. 죽음의 카니발 같은 이미지를 생각했어요. 지금껏 영화를 하면서 가장 고생하며 찍은 장면입니다. 만족합니다."

'강남 1970'은 내년 1월21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복귀, 16일 서울특별시장 후보자 추가 공천 접수 공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지난 13일 사퇴를 선언했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입장문을 발표해 “지금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 속에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작은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다”라며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하듯이 지금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과 충격이 필요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에 의해 존망이 위태로울 수준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어제 저녁 당 대표께서 공천혁신을 완수해 달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인 저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저는 그 말씀을 권한이나 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지금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책임지고 결단하라는 당과 국민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그 권한을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염치없지만 다시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 역시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월요일(3월 16일)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 접

경제

더보기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불가피한 사유 있으면 상업적 합리성 확보 안 된 투자 허용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대미투자특별법인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대미투자특별법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전략적 산업 분야’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를 말한다. 가. 조선. 나. 반도체. 다. 의약품. 라. 핵심광물. 마. 에너지. 2. ‘전략적투자’란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이하 ‘양해각서’라 한다)에서 대한민국이 전략적 산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약정한 2,000억 미합중국 달러의 투자(이하 ‘대미투자’라 한다)와 조선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하여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이 승인한 1,500억 미국 달러의 투자(이하 ‘조선협력투자’라 한다)를 말한다. 3. ‘한미 협의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이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이 각각 지명한 사람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를 말한다. 4. ‘미국 투자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미국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투자위원회


문화

더보기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삶의 여백’을 펴냈다. 이 책은 백두대간 대미산 자락의 산촌에서 살아가는 저자가 인생 후반부에 마주한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다. 도시에서의 치열한 시간을 내려놓은 뒤 자연 속 느린 생활을 이어 가며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 박태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대학에서 보건학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다. 현재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느림의 모놀로그’, ‘새벽의 고요’, ‘저물녘 오솔길’ 등 에세이와 여행 에세이 ‘旅路 - 나그네 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발표해 왔다. ‘삶의 여백’은 은퇴 이후의 시간을 새로운 성찰의 시기로 바라본다. 책에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아내와 함께 걷는 산길,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 속 일상의 풍경 등 다양한 장면이 등장하며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탐색한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 경험과 문학적 사유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카프카의 ‘변신’,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