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1일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FTA 추가 자유화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개막식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안타깝게도 한·아세안 FTA는 한국기업의 활용률이 다른 FTA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아세안 FTA의 저조한 활용률에 대해 "실질적 자유화율이 높지 않고 원산지 기준이 복잡한 것이 주된 이유"라며 "이런 점에서 이번에 양측이 무역원활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아세안 FTA를 개선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더 많은 기업들이 FTA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자유화와 원산지기준 개선이 뒤따르기를 기대한다"며 "양측 정부가 조속히 추가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인 여러분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아세안의 교류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협력 잠재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협력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은 규제 개혁이며 한국정부는 2017년까지 총 1만여건의 규제 중 20%를 일괄 감축·폐지하는 개혁을 진행 중"이라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핵심규제는 그 존치 여부를 담당 부처가 소명하지 못하면 일괄 폐지하는 규제단두대 제도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규제와 맞부딪히는 기업인 여러분의 목소리"라며 "어떤 분야의 규제개혁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시면 아세안 국가와 협의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한·아세안 간 투자에 대해서는 "한·아세안 FTA 체결 이후에는 한국 기업의 동남아 투자 확대로 전자,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 지역 간에 생산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며 "한국 스마트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생산되면서 베트남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런 글로벌 가치사슬이 더 큰 경제적 혜택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품목을 발굴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을 이끌어 가는 대기업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가치사슬 참여를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인 여러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양측을 대표하는 기업인 570여명이 참석해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이라는 주제로 경제협력과 공동번영 방안을 논의했으며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도 특별연설을 통해 한·아세안 간 기업 협력 강화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 제1세션에서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제2세션에서 김상헌 네이버 대표, 제3세션에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 등이 각각 나서 주제발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