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실형을 살다가 최근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9일 “고난의 시간이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었던 축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여야 의원들에게 공식 복귀 인사를 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상정됐다 부결된 지난 2012년 7월 11일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한 지 2년5개월 만에 본회의장 연단에 다시 선 것.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먼저 체포동의안 상정 당시의 신상발언 내용을 화면으로 보여준 뒤 “무죄로 판결 나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의원은 “외롭고 힘든 길이지만 반드시 승리해 국회의 자존심을 살리고 자유민주주의의 대의를 지키겠다했는데 이렇게 돌아오게 됐다”며 “결백을 밝힐 수 있도록 저를 믿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10달을 감옥에서 지냈는데 우리나라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곳이 의왕 국립기도원(서울구치소)”이라며 “저도 꽤 많은 책을 봤는데 추천을 하라면 링컨 평전인 '권력의 조건'이라는 책을 꼽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링컨은 당시 쟁쟁한 공화당 스타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이 책을 보고 링컨의 훌륭함을 알았다”며 “링컨이 밤마다 한 일이 바로 장관집에 가서 밥을 먹는 일이었다. 장관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을 했고 결국 라이벌도 모두 링컨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관용과 인내. 두 마디로 요약되는 링컨을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니 불관용과 불인내였다”며 “제 딴에는 용기를 가지고 할 말을 한다고 했는데 언론과 주위에서는 저에게 권력투쟁을 한다고 몰고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곰곰이 반성해보니 제 언행에는 경멸과 증오가 깔려있었다”라며 “그래서 권력투쟁이라고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지난날들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 의원의 신상발언이 끝나자 “앞으로 더욱 큰 정치인이 되기 바란다”고 격려했고, 본회의장 의석에서는 이례적으로 박수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2012년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21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