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에서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일보는 8일 전날 오찬 참석자들을 인용해 새누리당 의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은 김 비서실장이 “지난해 말 아들이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다.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고, 아내는 늘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비서실장의 외아들인 김성원(49)씨는 지난해 12월31일 불의의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져 현재까지 입원 중이다. 올해 초 의사인 성원씨의 사고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김 비서실장이 자진사퇴할 것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 뿐인 아들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김 비서실장은 전혀 내색하지 않은 채 평소와 다름 없이 업무를 수행해왔다. 당시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 비서실장은 지난 7월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참척(慘慽: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이라는 불행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유족의 슬픔을 모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일련의 심경을 내비친 적이 있다. 이는 자녀를 잃은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김 비서실장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자신의 가정사를 공식석상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정국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공직에 임하고 있는 어려운 심경을 완곡하게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 대통령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밖에 없는 분이다. 나는 비서지만”이래서 대통령은 다르구나 하는 걸 느낀다“며 박 대통령의 애국심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과 맞물려 김 실장이 어떠한 개인적인 일에도 흐트러짐 없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으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