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남북러 나진·하산프로젝트 시범운송사업에 따라 북한 현지에서 선적된 러시아 시베리아산 석탄이 29일 경북 포항앞바다에 도착했다. 러시아산 석탄이 북한을 통해 반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남·북·러 3국 경제협력 신호탄인 이른바 '나진 하산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시베리아산 석탄 4만여t을 싣고 27일 오전 9시30분께 북한 나진항에서 출발한 중국 선적 화물선은 이날 오전 6시께 포항 앞바다에 도착해 정박 중이다. 화물선은 해상에 정박하다 다음달 1일 오전 10시 포항항에 입항한다. 입항 후 석탄 하역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석탄은 포항항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로 옮겨 고로에 들어가는 원료로 쓰인다. 러시아산 석탄이 북한을 통해 반입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이번 시범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24일 방북했던 코레일·포스코·현대상선 등 국내 3개기업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정부 당국자 등 10여명도 북한 나진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석탄 수입 주체인 포스코가 북한과 러시아 합작사인 '나선콘트란스'에 지불한 금액은 약 400만달러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북한의 나선콘트란스 지분구조가 7대3인 만큼 이 비율에 따라 수익금이 배분될 예정이다. 북한에 지불되는 금액은 나진항 항만사용료와 하산~나진 철도이용료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시범사업이 본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정부의 투자보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진항을 통해 석탄을 들여올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송해올 때보다 유류비 등 비용이 10~15% 하락하긴 하지만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사업중단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7층 장관실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나 “시범물류사업의 결과물이 (한국에)도착한다”며 “이는 첫번째 성과고 앞으로는 더 많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북한·러시아가 참여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수출 화물을 북한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나진~하산 구간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복합 물류·운송 사업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항만 현대화 등이 이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