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란과의 일전을 앞두고 취재경쟁이 과열되자 첫 날 훈련부터 비공개를 선언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오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다스트게르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의 이란에서의 첫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초 전면 공개 방침을 세우고 시작한 훈련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자 초반 15분 비공개로 방향을 바꿨다.
10여 명의 이란 취재진들은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훈련 준비 과정부터 선수들의 사소한 모습까지 밀착 취재했다.
다수의 방송 카메라를 동반한 이란 취재진들은 심지어 한국 취재진에게 마이크를 들이밀며 이란과의 평가전에 대한 전망 등을 묻기도 했다.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수그러들지 몰랐다.
14일 요르단전을 치르고 쉼없이 이란으로 8시간을 날아온 대표팀의 첫 훈련은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나흘 간격으로 연속해서 경기를 치러야하는 데다가 두 번이나 바뀐 시차 등으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박주영(29·알 샤밥)을 팀 훈련에서 빼고 별도의 회복을 지시했다. 박주영은 트랙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렸다.
나머지 21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보다 꼼꼼한 러닝과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된 선수들의 몸을 푸는데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몸 풀기가 끝나자 공뺏기 놀이를 통해 선수들의 볼에 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3개 조로 나누어 원을 만든 후 가운데 술래 선수가 공을 뺏는 형태로 진행됐다.
제한된 짧은 시간 안에 공을 뺏고, 뺏기지 않으려는 임무를 부여해 적절한 긴장감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의 훈련 모습은 지켜볼 수 없었다. 미디어에 대한 철수 지시가 내려졌다. 이란 취재진이 과도한 관심을 보이자 돌연 비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이란 원정을 앞두고 예민해져 있는 선수들을 위해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 취재진들은 대표팀의 호메이니 공항 도착 순간부터 "이번 평가전은 지난해 복수의 연장이냐", "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이 바뀐 이유가 뭐냐" 등등 승부 외의 자극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이란 원정 첫 승리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불필요한 곳에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해 이례적으로 훈련 첫 날부터 비공개로 돌렸다.
한편 대표팀은 이후 진행된 훈련에서 놀이 위주의 비슷한 패턴의 회복훈련 만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