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넥센 히어로즈의 키워드는 '절실함'이다. 어렵게 창단 첫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만큼 선수부터 감독까지 모두 절실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모든 이들이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가운데 그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다.
시즌 초반 전천후 야수로 화제를 모은 로티노는 거듭된 햄스트링 부상으로 79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홈런 2개와 22타점은 외국인 타자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그랬던 로티노가 시리즈 들어 확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선발 출장하기 시작한 로티노는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백조로 거듭났다.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3회초 선제 2타점짜리 2루타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로티노가 우리 팀에서 가장 절실한 야구를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염 감독은 "로티노의 2번 타순 배치는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로티노로 인해 타선의 흐름이 이어진다. 영양가 있는 활약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로티노가 절실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정규시즌 활약만으로는 재계약 이야기를 입 밖에 내기도 어렵기에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싶은 것이다.
만일 넥센에 남지 않더라도 몸값을 올리기 위해 명예회복은 절실하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로티노는 휴식일마저 반납한 채 특타와 스윙에 매진 중이다.
그렇다면 로티노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넥센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어려운 질문에 염 감독은 "시리즈가 끝나고 생각하겠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염 감독은 1차전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기세가 2차전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염 감독은 "어쨌든 우리는 밴헤켄과 소사가 나올 때 이겨야 한다"면서 2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그는 "선제점을 낸 팀이 이기는 징크스가 이어오고 있지 않나. 오늘도 선제점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삼성을 3점 이내로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