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많은 우려를 안고 출발한 제주 전국체전이 여느 때보다 풍성한 기록을 남기면서 국내 최고 권위 대회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3일 오전 기록경기인 종목별 수영 8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의 모든 기록에 대한 집계가 끝났다.
지난 4년 간 세계기록을 배출하지 못하며 국내 대회의 한계를 절감한 전국체전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 2개와 세계타이기록 2개가 나오면서 위상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
제주 전역에서 열린 이번 제95회 대회에서는 한국신기록 18개, 한국타이기록 4개를 비롯해 88개의 대회기록과 8개의 대회타이기록이 나왔다.
지난해 인천 대회(한국신 25개·대회신 88개)와 견줘 한국기록이 다소 부족하지만 지난해에는 롤러 한 종목에서 20개의 한국기록을 싹쓸이한 것을 고려하면 질적으로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는 수영(7개), 롤러(5개), 사격(4개), 핀수영(2개) 등 여러 종목에서 골고루 한국신기록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3개에 그쳤던 수영에서의 한국신기록이 7개로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남자 일반부의 양정두(인천시청)는 지난 29일 열린 접영 50m에서 23초71로 터치패드를 찍어 종전 기록(23초77)을 근소한 차이로 앞당기며 한국 기록 경신의 포문을 열었다.
같은 날 여자 고등부의 임다솔(충남계룡고)과 여자 일반부의 김혜진(제주시청)이 각각 배영 200m와 평영 100m에서 각각 2분11초69와 2분11초75의 기록으로 한국기록을 새로 썼다.
이틀 뒤 박선관(대전시체육회)은 남자 일반부 배영 100m에서 54초41의 기록으로 한국기록 경신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외에도 여자 일반부의 김서영(경북도청)은 개인 혼영 200m에서 2분11초75로, 안세현(울산광역시청)은 접영 100m에서 58초33으로 새로운 한국 기록 보유자가 됐다.
김서영은 대회 마지막 날인 3일 개인혼영 400m에 출전, 4분39초89로 한국기록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2개의 한국기록을 세웠다.
남자 양궁의 김우진(22·청주시청)은 제주의 강한 바람을 뚫고 세계기록을 2개나 작성하며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그는 지난 29일 제주 성산고교 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일반부 4개 거리 144발 합계 1391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70m에서 352점을 쏴 이틀 연속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기록 경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육상에서는 한국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육상에서는 대회기록만 5개 작성됐다.
남자 허들 110m의 김병준(포항시청)은 13초59로 결승선을 통과, 이정준이 2008년에 세운 체전기록 13초65를 넘어섰다.
정혜림(제주시청)은 여자 일반부 100m 허들에서 13초30으로 대회기록을 바꿨다. 종전 기록은 이연경이 2005년 대회에서 세운 13초37이었다.
진민섭(인천시청)은 남자 일반부 장대높이뛰기에서 5m50을 넘어 김유석(대구시청)이 2007년 체전에서 달성한 5m41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