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KGC인삼공사가 지긋지긋했던 현대건설 징크스에 작별을 고했다.
KGC인삼공사는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1(14-25 25-18 25-21 29-27)로 이겼다.
KGC인삼공사는 유독 현대건설만 만나면 힘을 내지 못했다. 리그 출범 초반에는 그래도 비슷하게 승리를 가져갔지만 2012~2013시즌부터 먹이사슬 관계의 희생양이 됐다.
최근 2년 간 KGC인삼공사의 현대건설 상대 전적은 2승10패.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한 번씩 이겼을 뿐 나머지 맞대결에서는 모조리 패했다.
KGC인삼공사는 이날도 1세트를 14-25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2전 전승을 달리고 있던 현대건설은 '천적'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여유있게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예년과 같지 않았다. 리시브가 안정을 찾으면서 공격까지 술술 풀렸다. 점수가 쌓이자 움츠러들었던 선수들의 플레이도 과감해졌다. 2세트 중반부터 가세한 신인 센터 문명화의 수비 또한 큰 힘이 됐다.
2,3세트를 내리 따낸 KGC인삼공사는 4세트 막판 현대건설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를 품에 안았다. 징크스에 작별을 고한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코트 위를 방방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성희 감독은 "수원에서 현대건설을 이긴 것이 아마도 3년 만인 것 같다. 작년에도 시즌 전적에서 1승5패로 밀렸는데 극복하고 승리해 기쁨이 크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1세트에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후반부에 4점 정도를 추격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조이스(3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점을 올린 레프트 공격수 백목화는 "수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그냥 현대건설만 만나면 잘 안 풀렸다. 1세트에서도 부담 때문인지 플레이가 잘 안 됐는데 이번 게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니 분위기만 살려서 잘 하자고 했던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과 백목화는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문명화를 꼽았다. 2세트 중반부터 투입된 문명화의 최종 득점은 1점. 그래도 감독과 선배의 눈에는 최고 수훈갑이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KGC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은 문명화는 190㎝에 이르는 큰 키를 앞세워 양효진과 폴리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폴리는 문명화의 높이를 의식한 듯 무려 17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이 감독은 "문명화가 양효진을 높이에서 잘 막아줬다. 폴리도 부담스럽게 만들면서 실수를 유도했다. 문명화가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했다. 백목화는 "양효진은 키가 크고 (황)연주 언니는 늘 자신있게 공을 때린다. 그런데 오늘은 명화가 버텨줘서 잘 막을 수 있었다"고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2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면서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선두 흥국생명(3승1패 승점 8)과는 승점 1점 차이다.
이 감독은 "2연승 의미도 크지만 첫 경기 패배 이후 세 경기를 잘해주고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잘 할 때와 못 할 ?? 기복이 크면 감독으로서는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 지가 어려운데 (기준이) 생겼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