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13 (수)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시청자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무한도전' 400회 김태호 PD

URL복사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교과서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무한도전'이 400회까지 오는 데 가장 공이 컸던 사람은 바로 시청자입니다. 2005~2006년은 시청률이 안 나와서 고생했던 때예요. 그때도 재미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응원해줬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저 한 주, 한 주 열심히 촬영을 하다보니 어느덧 400회가 됐다"는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39) PD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렇게 밝혔다.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8일 방송으로 400회를 맞는다. 2005년 4월23일 황소와 인간의 줄다리기 경기로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예능물이 400회까지 방송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한도전' 특유의 쫄쫄이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과 달리기 시합을 할 때가 있었고, 끝말잇기를 하다가 '쌍박'을 외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무한도전'은 매주 새로운 특집(도전)을 선보이는 신개념 예능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제 '무한도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예능프로그램이 됐다. 내년 4월이면 10주년을 맞는다.

"'무한도전'이 4개월 정도 됐을 때, '일밤'에서 '무한도전'으로 왔어요. 그때는 저 사람들이랑 십년 동안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재석 씨가 참 재밌어서 번호나 따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온거죠. 그렇게 방송을 하게 됐는데, 이분들이 실제 촬영할 때보다 방송이 더 재미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시스템을 바꿔서 더 재밌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한 겁니다. 1, 2년 하고 PD가 바뀔줄 알았는데…. 그런데 10년이라니…축복받은 일이죠."

'무한도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김태호 PD다. 김 PD는 우리나라 예능의 유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까지 매주 새로운 남녀 연예인이 모여 정해진 틀 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소개팅을 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던 예능판에 매주 같은 멤버가 매주 다른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없었다. 사실 지금도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은 단 하나도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는 말은 '무한도전'을 통해 탄생했다.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완전하게 다른 두 가지 특성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전문가는 이 두 가지 특성을 아이템과 소통으로 본다. 이것이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순간에도 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게한 '무한도전'의 원동력이다. '추격전'이니 '장기프로젝트'니 하는 단어가 '무한도전'의 아이템을 상징하는 새로운 단어라면, '무한도전 달력' '무한도전 전시회' 등은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시청자와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초창기에는 그때 그때 떠오르는 걸 촬영하고 방송했습니다. 당시에는 멤버들의 캐릭터도 모두 새로웠죠. 그런데 어느 순간 기대치가 커지더라고요. '왜 '무한도전'한테만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본질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귀중한 토요일 저녁 1시간30분을 아깝지 않게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무한도전'은 유일하게 해석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돈을 갖고 튀어라' 특집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 속 재개발 지역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이 특집은 '무한도전'에게 '예능을 넘어선 예능'이라는 명성을 안겼다. 이후에도 이렇게 의미를 담은 특집이 꾸준히 진행됐다.

김 PD는 "시청자께서 보이는 만큼 느끼는 만큼만 재밌어 해주면 된다"며 "누군가를 계몽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현재의 '무한도전'을 성장단계라기 보다는 유지·보수 단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부담감은 예전보다 지금이 더 크다. 어느 순간 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녹화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선정한 아이템을 버리고 녹화를 취소한 경우도 많다. 너무 움츠려 드는 건 아닌지 생각하기도 한다.

"나이를 먹은 저희의 책임감이겠죠. 저와 제작진, 그리고 연기자들 모두 자존심이 있어요. 새롭게 등장하는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게 하려는 자존심입니다. 이 자존심이 저희를 더 가혹하게 몰아붙여요. 그리고 저희는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소통은 '무한도전'을 설명하는 또 다른 단어다. 얼마 전 방송됐던 '라디오 스타' 특집은 '무한도전'의 쌍방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특집이 돋보였던 점은 단순히 '무한도전' 멤버가 라디오 DJ가 되는 모습 뿐만 아니라 그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의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은 시청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유일한 예능프로그램이다.

"전략적으로, 체계적으로 접근한 건 아닙니다. '무한도전'은 일정 부분 시청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큽니다. '라디오 스타' 특집도 그래요. 멤버들과 라디오를 듣던 추억을 이야기 하다가 각자의 추억을 시청자에게 투영한 거죠. 시청자가 없으면 방송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항상 잊지 않는 게 공감이에요. 소통이라고 말해도 좋고, 교감이라고 말해도 좋습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항상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을 거칩니다."

'무한도전'이 항상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궤도에 오르고도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다. 멤버 중 한 명이었던 가수 길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홍철아 장가 가자' 특집은 여성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고 후속편을 방송하지 않았다. 9년 넘게 이어지다보니 각종 위기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 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는 게 '무한도전'의 방식"이라고 짚었다.

"저희도 사람인지라 돌방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숨기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아요. 안 좋은 일일수록 빨리 오픈해서 답을 찾아가야죠. 저희가 '연말정산' 특집 같은 걸 하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저희가 정말 위기라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위기인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죠. 프로그램에 대해서 솔직하고 싶어요."

내년이면 '무한도전'은 열 살이 된다. 방송 생태계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아무리 '무한도전'이라고 해도 언제 어떻게 프로그램을 접게 될지 모른다. 김태호 PD는 이런 준비를 하고 있을까. 마지막회를 연출한다면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을까.

"제가 하고 싶지 않아요. 마지막 회를 하기 전에 제가 먼저 하차하고 싶습니다. 예능이 끝나려면 박수 치던 분들이 손가락질을 해야 끝나 거든요. 조금이라도 박수 쳐주는 분들이 있을 때 내려놓고 싶어요. 마지막 회를 신파적인 분위기로 몰고 가는 건 '무한도전'답지 않은 것 같아요. 축제 분위기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단독] “물 좀 가져오라며 고성”…천안시의회 A의원, 상습 갑질 의혹 폭로 잇따라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천안시의회 A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년간 공무원들을 상대로 고성과 모욕을 반복적으로 일삼았다는 내부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사 개입과 조직 내 위압, 정서적 폭력에 이르기까지 '직위 기반 갑질'이 만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복된 폭언·공개 모욕…공무원들 "트라우마 호소" 복수의 천안시 및 의회사무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A의원은 평소 회의나 공식 일정 중 다수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공무원들에게 “어디서 감히”, “말대답하냐”, “반성하라” 등의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아 왔다고 전한다. 문제는 구체적 지적 없이 감정적 고성과 조롱 섞인 발언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한 간부공무원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공개 석상에서 망신을 주는 식의 발언은 단순한 꾸짖음을 넘어 인격 침해”라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사기를 무너뜨린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 직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두통, 위장장애 등 신체화 증상까지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A의원의 과도한 지시는 때로는 공적 업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 요구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를 가져오라”는 식의 명령은 물론

문화

더보기
'서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광복 80주년 기념 정책포럼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연구원(원장 오균)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8월 14일(목) 오후 2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서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제4회 서울연구원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의 공간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되짚고, 향후 100년을 향한 서울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정책포럼은 △신민철 서울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이 사회를 맡고, △김시덕 도시 문헌학자의 ‘광복 이후 서울의 공간적 변화와 역사적 의의’ 주제발표 △김인희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광복 80주년 기념, 서울의 미래 변화와 준비’ 주제발표 △종합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시덕 도시 문헌학자는 ‘현대 서울, 시민들의 도시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김시덕 도시 문헌학자는 현대 서울의 탄생과 성장 과정과 시민들의 삶이 각종 개발 사업에 의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주목해서 설명한다. 특히 현대 서울의 정체성을 권력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던 왕조 시대의 수도에서 찾을 것인지, 아니면 모든 시민이 주인공인 민주공화정의 수도에서 찾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