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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뮤지컬배우 박준면, 뮤지션으로 무대에…'아무도 없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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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한살 한살 먹을수록 용기가 없어지더라고요. 마흔 살에는 못할 것 같았죠. 첫 앨범이지만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5월 발매된 앨범이 입소문을 타고 번지고 있다. 뮤지컬배우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박준면(38)의 데뷔 앨범 '아무도 없는 방'이다. 

"앨범을 내고 '끝, 망했네'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라이브 무대가 있는 라디오도 웬만한 곳은 다 출연했고요. 뮤지컬배우 때 조역과 단역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관심은 영광이죠. 진심이 통했다고 할까요? 단지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앨범을 냈거든요."

틈틈이 사모은 2000여 장의 앨범을 옮겨 담은 MP3 플레이어를 보물 1호로 꼽지만 앨범 제작은 언감생심, 먼 나라 일이었다. 그런 박준면이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앨범을 만들기까지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가수 강산에(51)가 취기에 한 말이 한몫을 했다. 

"단골 술집에서 강산에씨와 친해지게 됐어요. 강산에씨가 '곡 한번 써봐'라고 툭 던진 게 2012년이죠. 힘들 때였어요. 배우로서 공허감도 심했고 우울증도 조금 있었죠. 그러던 찰나에 한 번 해보자며 했는데 되더라고요."

창작활동은 스트레스를 동반한다는 말은 박준면에게는 해당하지 않았다. "창작의 고통을 느낄만큼 잘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저는 어차피 배우고 배우로 돈을 벌어 음악으로 말아먹는 사람이에요. 잃을 게 없어서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었죠. 고통을 느끼면서까지 앨범을 낼 필요가 없는 거죠."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오래 쌓아온 일기장의 이야기를 추려 가사를 붙였다. 자주 우울했던 그는 곡을 쓰면서 치유돼 갔다. "곡을 만들면서 힐링도 되고 치유도 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창작이라는 게 매력이 있었어요. 제가 20여 년 동안 남이 써준 대본만 봤었잖아요. 그조차도 캐스팅돼야 연기를 할 수 있었고요. 앨범을 목표로 곡을 쓴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쓰다 보니 열댓 곡이 모였죠."

박준면이 "20~30대 연애의 총정리"라고 소개하는 '아무도 없는 방'에는 장면이 떠오르는 9곡의 자작곡이 담겼다. 뮤지컬배우의 가수 체험이 아닌, 애초 있어야 할 자리를 찾은 듯한 퀄리티의 앨범이다. 밴드 '오메가쓰리(Omega 3)'의 멤버 고경천이 프로듀서를 맡고 민재현(베이스), 이기태(드럼), 김홍갑(기타) 등이 연주자로 참여했다. 

"주위에서 싱글로 내라고 했는데 하나의 이벤트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정규 앨범을 내게 됐어요. 물론 지금은 빚더미 위에 앉아서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돌아보면 인생의 큰 도전, 가장 잘한 일 같아요."

앨범은 발매 후 각 음원 사이트에서 '이달의 앨범'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18일 앨범 발매 후 처음으로 펼친 단독 콘서트도 매진됐다. 

"처음 공연하는 날 너무 떨려서 죽을 뻔했어요. 1시간 10여 분 동안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연기는 그려진 캐릭터에 맞춰서 하면 되는 거라 숨을 공간이 조금은 있는 편인데 이건 완전히 박준면이잖아요. 발가벗고 무대에 선 기분이더라고요." 

"계속 곡을 쓰고 싶고 그 곡을 계속 발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박준면은 첫 공연 매진에 힘입어 12일 오후 8시 서교동 벨로주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펼친다. 

"뮤지션으로 능숙해지기 전 어설픈 무대를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제가 능숙해지면 재미없을 거에요. 풋풋한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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