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리그 최고의 선수를 의미하는 MVP가 넥센 히어로즈에서 나올 것이라는 주장에는 더 이상 이견이 없다. 남은 관심사는 '누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냐'다.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는 3년 연속 MVP에 도전장을 던졌다. 앞서 3년 연속 MVP를 차지한 이는 이승엽(삼성·2001~2003)이 유일하다.
박병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114경기에 모두 출장해 47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박병호는 올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격 기술을 바탕으로 낮은 공 공력까지 섭렵하면서 약점을 찾기 어려운 타자로 재탄생했다. 남은 경기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50홈런 고지를 밟는다면 MVP 투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의 강력한 경쟁자는 함께 공포의 타선을 구축하고 있는 강정호다. 강정호는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으면서도 홈런 38개를 때리는 괴력을 과시 중이다.
1997년 이종범 현 한화 이글스 코치가 세운 역대 유격수 최다 홈런 (30개)은 갈아 치운지 오래다. 100타점과 100득점 동시 달성까지 목전에 두면서 당분간 다른 유격수들이 범접하기 힘든 족적을 남겼다.
강정호는 0.360의 타율을 비롯해 장타율(0.756), 출루율(0.463)에서 박병호에 앞선다. 박병호가 홈런왕 프리미엄을 얼마나 누리느냐에 따라 강정호의 첫 MVP 수상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타점왕 레이스에서 박병호에게 역전을 당한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강정호는 107개, 박병호는 109개다.
내야수 서건창도 MVP 시즌에 전혀 부족함 없는 기록을 양산 중이다. 서건창은 최다 안타 타이틀을 사실상 '찜'한 가운데 타율과 득점 포함 3관왕을 노린다.
서건창의 MVP 경쟁 합류 기준은 아무도 이루지 못한 200안타 달성이다. 서건창의 현재 안타수는 175개. 200안타를 넘긴다면 동료들과의 경쟁에 뛰어들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MVP급 활약을 펼치고도 타이틀을 얻지 못할 공산이 크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발 투수로 발돋움한 밴헤켄의 최대 무기는 선발 20승이다. 현재 18승을 거두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20승대 투수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이후 맥이 끊겼다. 당시 리오스는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로 MVP를 가져갔다.
밴헤켄은 리오스에 비해 패가 많고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올해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수상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앞선 세 타자들의 활약이 워낙 빼어나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