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또다시 세계의 높은 벽을 느껴야 했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 4차전에서 FIBA 랭킹 4위 리투아니아에 30점차로 대패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의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리투아니아와의 2014 FIBA 농구월드컵 D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49-79로 졌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앙골라와 호주에 잇따라 패한 한국은 전날 슬로베니아에 진데 이어 이날도 대패, 4연패에 빠졌다.
승리 없이 4패만을 떠안아 D조 최하위에 머무른 한국은 사실상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어렵게 됐다.
16강 진출이 아예 좌절된 것은 아니다. 5일 치러지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앙골라가 호주에 패하고, 한국이 멕시코를 18점차로 꺾으면 한국과 앙골라, 멕시코가 1승4패로 동률이 된 가운데 한국이 골득실에서 가장 앞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멕시코는 한국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를 내준 앙골라를 79-55로 완파했다. 한국이 멕시코를 그냥 이기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은 리투아니아의 높이에 밀렸다. 2쿼터부터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외곽에서도 열세였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2개-42개로 완전히 졌다. 한국은 이날 9개의 3점슛을 허용한 반면 4개를 넣는데 그쳤다. 조성민의 부진이 뼈아팠다. 조성민은 3점슛을 6차례 시도해 1개를 넣는데 그쳤다.
한국은 미국프로농구(NBA) 토론토 랩터스에서 뛰고 있는 센터 요나스 발란시우나스를 좀처럼 막지 못했다. 발란시우나스에게 12점을 헌납했다. 또 다른 NBA 리거 도나타스 모티에유나스에게도 18점을 내줬다.
외곽에서는 아다스 유스케비셔스(20득점)에게 3점포를 6개나 헌납했다.
왼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는 문태종이 3점포 세 방을 포함해 15점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한국에 승리를 안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종규의 12득점 활약도 빛이 바랬다.
FIBA 랭킹이 31위인 한국은 랭킹이 4위로 한참 높은 리투아니아를 상대로 1쿼터에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날 슬로베니아전에서 경기감각이 올라온 모습을 보인 한국은 이날도 1쿼터에서 조직적인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어 득점으로 연결, 리투아니아를 공략했다.
김종규가 빠른 패스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거침없이 시도한 중거리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리드를 잡은 한국은 문태종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19-17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한국은 2쿼터에서 리투아니아에 흐름을 내줬다.
한국은 오세근이 골밑에서 외곽 쪽으로 조금 물러나 성공시킨 2점슛을 제외하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문태종이 빠진 후 좀처럼 외곽에서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조성민이 시도한 3점슛이 모두 림을 벗어났다.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인 한국은 2쿼터 중반 상대 포인트가드 유스케비셔스에게 연달아 3점포를 헌납하면서 리투아니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2쿼터 막판 발란시우나스에게 덩크슛을 얻어맞아 한국은 29-39까지 뒤처졌다.
한국은 3쿼터에서 문태종의 2점슛과 김태술의 자유투로 4점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리투아니아에 승기를 넘겨줬다.
3쿼터 초반 한국은 리투아니아에게 골밑에서 득점을 연달아 내주고 리투아니아에 16점차(29-45)로 끌려갔다. 3쿼터 막판에는 또다시 유스케비셔스에게 3점포를 잇따라 얻어맞았다.
33-57까지 뒤처진 채 4쿼터를 시작한 한국은 4쿼터 중반까지 점수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전의를 상실한 한국은 경기 막판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까지 보이면서 대패하고 말았다.
한편 한국은 5일 오전 0시30분 멕시코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