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과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3일 정부의 처리요구법안을 '재벌 소원수리법'으로 규정하면서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기국회 진짜민생법안 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지금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여론몰이를 하면서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에게 의료비 폭탄을 안기는 의료영리화법,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가계부채는 늘리는 부동산투기법, 사행산업을 확산하는 카지노 양성법, 학생들의 교육권을 무시하는 재벌 관광호텔 건립특혜법, 취약계층을 외면하는 최저생계비 역대 최저 인상 등이 그렇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월호특별법, 전관예우방지법(변호사법), 관피아방지법(공직자윤리법 등), 유병언방지법(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의료공공성 확대법(의료법)을 추진하겠다"며 "노후, 주거, 청년실업, 출산보육, 근로빈곤 '5대 신 사회 위험' 해소를 위한 입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최경환 부총리 취임 후 정부는 재정 확대 정책, 대출을 쉽게 하도록 하는 정책, 부동산 경기부양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나라와 가계의 부채를 크게 늘려 살림살이를 망가지게 하는 정책"이라며 "이런 근시안적인 경제활성화 대책은 불과 2~3년 후 우리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부담으로 돌아와 더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 부의장인 이언주 의원도 "단기적으로 눈에 띄는 경기부양 요술방망이가 아니라 차근차근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국민과 함께 민생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며 "이 와중에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것은 단기간 위기를 모면하고 임기를 잘 끝내고 보자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제2정책조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도 "박근혜정부가 내놓은 민생 법안은 사실상 가짜민생이고 민생 악법"이라며 "가계소득을 올리자더니 부자소득만 올리는 정책을 내놨다. 무주택 서민 대책은 없고 집값 올리는 대책만 내놨다. 대기업을 골목상권으로 끌어들이는 대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도 정부 요구법안을 문제 삼았다.
참여연대 김남근 집행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내놓은 민생입법을 들여다보면 대형기업의 민원을 해결하려는 법"이라며 "민생입법이라 보기 어려운 민원법을 국회와 논의도 않고 빨리 통과시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는 권위주의 시대 통법부로 보는 위헌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을(乙)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인태연 대표도 "(정부는)재벌규제 완화를 민생경제 활성화라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과 재벌이 전략적 협의구조를 만들었다"며 "새정치연합도 을지로위원회 같은 활동을 강화해 민생과 야당이 전략적 제휴를 해 한발 앞서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김성진 부집행위원장도 "사실 박근혜정부가 들고 나온 민생 법안을 하나하나 보면 정말 재벌기업 소원수리법"이라며 "이게 어떻게 민생법안이냐. 박근혜표 민생경제 악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