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을 가늠할 2연전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시리즈는 8경기냐, 4경기냐, 6경기냐의 싸움"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은 60승2무29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를 뒤쫓고 있는 2위 넥센은 56승1무37패를 거뒀다. 두 팀의 격차는 6경기다.
만일 삼성이 2연전을 다 챙길 경우 두 팀의 격차는 8경기로 늘어난다. 30경기 가량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좁히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반면 넥센이 2연승을 거두면 격차가 4경기로 줄어들어 남은 레이스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된다. 1승씩 나눠 가지면 승차의 변화는 없다.
류 감독은 "넥센과 5경기를 남겨뒀는데 이번에 다 이기면 8경기가 된다. 이왕이면 다 이겼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미국과 일본 야구 순위표를 봤는데 한국이 1위와 2위의 차이가 가장 크더라. 다른 리그에서 (1,2위가) 3.5경기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따라 잡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6경기 앞서 있는 것을 생각하면 당사자이니 더 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시안게임에 가기 전 매직넘버가 모두 소멸됐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모습도 보였다.
삼성은 이번 2연전을 위해 더욱 전력을 살찌웠다. 굳이 노림수를 둔 것은 아니지만 시기가 잘 맞았다. 일정도 좋다. 삼성은 넥센전을 마치면 3일 간 휴식을 맞이한다.
4번타자 최형우는 넥센전에 맞춰 라인업에 돌아왔다. 이날 1군에 등록된 최형우는 선발 4번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류 감독은 "원래는 휴식기가 끝나고 합류 시키려고 했는데 형우가 계속 올려달라고 하더라. '올려주세요', '참아라', '올려주세요'가 오가다가 내가 졌다"고 웃었다.
선발 요원인 마틴은 불펜에서 대기한다. 배영수가 무너질 경우 뒤를 받치는 일명 '1+1' 전략에서 뒤의 '1'을 맡는다.
류 감독은 "오늘 경기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비가 와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원래 오늘 마틴이 선발로 나섰어야 했는데 비가 와서 들어갈 곳이 없다. 초반에 배영수가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 들면 마틴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과는 달리 정작 추격자인 넥센은 순리대로를 외쳤다. 이번 시리즈를 모두 잡아도 선두 싸움이 만만치 않은 탓인지 여유는 넥센 쪽이 많은 듯 했다.
염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도 똑같다. 지겠다고 생각하는 경기는 1경기도 없다"면서도 "1년 반 동안 감독 생활을 해봤는데 특별히 이기려고 하면 오히려 경기가 꼬이더라. 그냥 계획대로 가는 편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수진은 오히려 가용인원이 줄어들었다.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와 마정길은 이날 경기에서 빠진다. 경기의 중요도를 감안하면 무리를 시킬 수도 있겠지만 염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염 감독은 "조상우를 어제 아꼈어야 하는데 마지막에 써버렸다. 오늘은 쉬어야 한다. 마정길도 오늘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선발 오재영이 길게 던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