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살아남았던 제임스 브래디 전 백악관 대변인이 향년 73세의 나이로 4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브래디 전 대변인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브래디가 일련의 건강상 문제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가슴이 아프다.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갖게 돼 너무 감사한다"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부인 미셸 오바마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부상을 입은 뒤에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표현함으로써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헌신을 보여준 사람이었다"며 "대변인 직무에 대해 진정으로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애도했다.
낸시 레이건 여사는 "짐 브래디가 오늘 세상을 떠난 것을 알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1981년 3월 그와 함께 했던 무서운 공포의 날도 선명하게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브래디 전 대변인은 1981년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 기도 당시 머리에 총을 맞아 평생 동안 휠체어에 의존하게 됐다. 그는 당시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4명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이후 백악관에 잠시 머물렀지만 그의 공적을 기려 레이건 전 대통령이 퇴임하던 1989년 1월까지 대변인직을 유지했다. 백악관 언론 브리핑실인 '제임스 브래디 프레스 브리핑룸'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한편 그는 총상을 입고나서부터 총기 규제 캠페인에 일생을 바쳤다. 미국에서 총기를 구입할 때 경찰의 배경조사를 받도록 하는 연방법률은 그의 이름을 따 '브래디법'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