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40%의 통화가치 급락을 겪은 가나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 신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세스 터크퍼 가나 재무장관은 "총리가 IMF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지시했다"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재정 적자를 줄이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세디(Cedi)화 가치는 40% 급락했다. 지난해 1월에는 달러당 1.9세디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3.7세디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와 시리아 파운드화 가치 하락폭을 웃돈다.
가나는 3년 전부터 석유 생산에 나섰지만 재정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년 간 공무원 임금을 75% 인상하면서 재정적자는 두 자릿수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나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1%에 달했다. 가나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8.5%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0% 이하로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지난 5월 가나의 경제 평가보고서에서 "현 정책 하에서는 올해 말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0.2%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목표보다 높은 수준인 9.3%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세디화 가치도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크퍼 장관은 미뤄지고 있는 가나의 1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판매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IMF와 협의를 시작하면 시장은 우리의 정책을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계획을 부양하기 위해 세계은행(WB) 및 아프리카개발은행(ADB)과 보완 계획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나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 사하라 이남 국가 가운데 올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잠비아는 지난 6월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