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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뜬금없이 액션연기는 왜?…넓게 파야 깊이 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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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손예진(32)은 쉬지 않고 달렸다. 2000년 영화 '비밀'에 출연하면서 데뷔한 이래 14년 동안 한 해도 쉬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적게는 1년에 한 작품, 많게는 세 작품에 출연했다. 그렇게 영화 15편, 드라마 8편이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차곡차곡 쌓였다. 주연급 여배우 중 손예진만큼 성실히 연기해온 경우는 흔치 않다.

손예진은 쉬지 않고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영화 '연애소설'(2002)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드라마 '여름향기'(2003) 등에서 청순함의 대명사로 뭇 남성의 마음을 흔들더니, 영화 '작업의 정석'(2005) '무방비 도시'(2008)에서는 팜파탈적 매력으로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넓혔다.

연기 영역을 넓게 확장하던 손예진은 또 깊게 파들어 가기도 했다. 드라마 '연애시대'(2006)에서는 20대 중반의 여배우가 보여주기 힘든 깊이 있는 연기로 호평 받았다. 정통 멜로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물까지 거의 대부분의 장르를 섭렵했다. 그 안에서 여대생, 이혼녀, 불륜녀, 남편이 두 명인 여자 등 온갖 '여자 역할'을 도맡았다.

이런 손예진이 이번에 도착한 장소는 액션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에서 해적선장 '여월'을 연기했다. 카리스마로 해적단을 장악하고, 하늘을 날며 검을 휘두르는 손예진을 보고 있으면, 이 여배우가 아직도 보여줄 게 많고 또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재밌을 것 같았어요. 안 해본 역할이니까요.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좀 쉬고싶은 생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더라고요. (웃음) 이번에 이걸 놓치면 안 되겠다 싶었던 거죠."

'여월'은 해적단 선장이다. 압도적인 무술 실력을 갖췄고, 동료를 이끄는 의리와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다. 여월의 해적단은 옥새를 삼킨 고래를 찾으라는 조선 무관 '모흥갑'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고래를 잡으러 떠난다. 그 와중에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온 산적 '장사정'(김남길)을 만나고, 여월을 죽이려는 '소마'(이경영)과도 맞붙는다.

손예진은 "생각보다 액션 연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상어'를 마치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촬영은 겨울에 이뤄졌다. 날렵한 액션을 보여줘야 하므로 옷을 두껍게 입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여자 해적은 우리나라 영화에서 단 한 번도 그려진 적이 없는 캐릭터다.

"매번 그렇지만 해보지 않은 걸 한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액션도 그렇지만 말할 때마다 매번 눈에 힘을 주고 있는 것도요. 조금만 긴장을 풀면 몸이 축 처져요. 항상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촬영 내내 긴장상태였습니다. CG가 이렇게 많이 들어간 영화를 한 것도 처음이고요."

손예진은 굳이 액션연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배우다. 더 보여주지 않아도 대중은 이미 그녀를 인정한다. '손예진' 하면 또래 배우 중 연기력이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 손예진이라는 이름은 이미 미모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돌아보면 제 20대는 참 알차 보여요. 이것저것 많이 했으니까요. 연기가 좋아서 무작정 뛰어들었던 거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헛헛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죠. 내 연기가 아직도 잘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어릴 때는 두려움도 많았고요, 부담감 같은 거죠."

"고달팠다고"했다. 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여배우에 대한 시선도 두려웠다. 대학교 1학년을 휴학하고 뛰어든 사회생활이었다. 여기저기 생채기가 생겼고, 아파했다. 하지만 손예진은 배우의 어려움, 여배우라는 이름, 연기라는 고달픔을 또다시 연기로 극복해나갔다.

"'작업의 정석'이 터닝 포인트였죠. 뭔가 저를 옭아매던 것들을 뿌리치고 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연애시대' 또한 다른 의미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연기자로서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거든요. 그러면서 아주 조금씩 여유를 찾아갔던 거죠. 음…. 시간이 해결해준 것 같아요."

여배우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영화 시장에서 손예진의 존재만큼은 굳건하다. 그녀의 말처럼 "어릴 때부터 안 해본 연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 또 다른 영역을 찾다보니 이번에 액션연기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해적'을 끝내고 쉬려고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끝내고 나니 또 뭘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마침 스피노자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연기를 대하는 손예진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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