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3 (금)

  • 맑음동두천 11.0℃
  • 구름많음강릉 4.6℃
  • 맑음서울 13.1℃
  • 맑음대전 11.8℃
  • 맑음대구 8.0℃
  • 구름많음울산 6.4℃
  • 맑음광주 13.7℃
  • 맑음부산 7.2℃
  • 맑음고창 10.9℃
  • 맑음제주 11.4℃
  • 구름많음강화 10.8℃
  • 맑음보은 10.3℃
  • 맑음금산 10.9℃
  • 맑음강진군 11.2℃
  • 흐림경주시 6.9℃
  • 맑음거제 9.1℃
기상청 제공

문화

'보이첵', 뮤지컬로 나왔다…세계최초로 우리나라에서

URL복사

[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보이체크'는 부조리극의 시초로 통한다. 무대 공연 사상 처음으로 '밑바닥' 인생인 프롤레타리아트(무산계급)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몹시 가난한 탓에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생체 실험에 지원하는 병사 '보이체크'가 주인공이다. 군의관의 명령에 따라 매일 완두콩만 먹은 그는 삶을 소모 당한다.

군악대장은 보이첵의 아내 '마리'에게 눈독을 들인다. 그는 가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그녀의 환심을 사고, 보이첵에게 행해지는 실험을 멈춰주겠다고 유혹한다. 군악대장에게 설득당한 마리는 그와 하룻밤을 보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던 보이첵은 중대장을 통해 마리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시시각각 덮쳐오는 환상과 환청 속에서 점점 미쳐가는 보이첵은 마리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어둡고 처참하며 비극적이다. 밝고 화려한 이미지가 강한 뮤지컬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그간 이 장르로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LG아트센터와 '명성황후'·'영웅'의 윤호진(66) 연출이 이끄는 에이콤 인터내셔널이 공동제작하는 뮤지컬 '보이첵'은 그래서 '세계 최초'로 '보이체크'를 뮤지컬로 옮겼다고 내세웠다.

윤 연출은 2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명성황후', '영웅' 등을 해외에서 공연하면서 무엇인가 (더) 보편성 있는 작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고 싶었다"고 밝혔다. "70년대에 연극을 시작했어요. 당시 독일 극단이 드라마센터로 왔습니다. '보이체크'를 가지고 왔는데 인상적이었죠. 언제가는 '보이체크'를 연극으로 연출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여러 나라에서 연극 '보이체크'를 봤는데 처절한 주인공의 아픔을 대사로 표현하는 것이 아쉽다는 판단이 들었다. "갈등과 아픔이 음악으로 연결된다면 더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거라 생각했죠. 찾아봤더니 오페라로는 있는데 뮤지컬은 없더라고요. 로버트 윌슨이 음악극으로 만들었는데 실험적이라 대중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웠고요. 그걸 고민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죠."

뮤지컬은 심각하더라도 '보는 재미'를 줘야 한다. "성찰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라 재미가 없으면 안 됩니다.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재미를 어떻게하면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2005년부터 기획된 작품이다. 2008년 5월 첫 번째 워크숍 공연 이후 수 차례 수정 과정을 거쳐 2012년 6월29일 영국 런던의 채링 크로스 극장에서 '루비 목걸이'라는 제목으로 2차 워크숍 공연을 열었다. 세계 시장 공략에 앞서 한국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이기 위해 영어 원작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밴드 '싱잉로인즈'가 극본과 작곡을 맡았다. 영국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인디 밴드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퍼브에서 노래를 부르는, 전형적인 노동계층 멤버들로 구성됐다.

소설과 시집을 발표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을 보유한 밴드의 리더 크리스 브로더릭이 '보이첵'과 '마리'의 비극적인 헌신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 대본을 집필했다. 밴드의 또 다른 멤버 롭 셰퍼드는 브로더릭과 함께 서정적인 음악을 완성했다.

윤 연출이 작곡가를 지명한 것이 아니다. "영국 프로덕션과 지원자를 받았는데 싱잉로인즈에 끌리더라고요. 학력도 중졸이고, 악보도 못 그립니다. 코드만 알아요. 장소영 음악감독이 애를 먹고 있죠. 그런데 선정한 이유는 보이체크 같은 인물이에요. 딸하고만 살고 있고."

장소영 음악감독은 "눈이 안 보이면 오히려 다른 감각이 발달한 것처럼 '싱잉로인즈'가 음악적으로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날것의 감각으로 다른 표현력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넘버는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흐름이지만 어둡지만은 않다. 윤 연출은 "밝은 부분도 있고 코믹한 부분도 있다"고 알렸다. "영국에서는 소극장으로 편곡돼 이번에는 새로 편곡을 했다"고 말했다.

장 음악감독은 "음악이 극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아 너무 담담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감정을 소화하는데 보탬이 되는 듯하다"면서 "다른 뮤지컬보다 미니멀한 점이 특징이다. 실내악 같은 느낌이다. 인간의 모순을 반영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생체 실험으로 서서히 황폐해가던 중 아내의 부정으로 파멸의 길을 걷는 보이첵 역에는 뮤지컬배우 김다현과 김수용이 더블캐스팅됐다. 김다현은 전형적인 '꽃미남' 배우, 김수용은 감정표현이 좋은 배우로 이미지가 상반된다. 윤 연출은 "보이첵은 정말 찌질한 캐릭터입니다. 그래도 남 보기에는 괜찮아보여야 하기 때문에 김다현을 선택했죠. 김수용은 본인 입으로도 말했지만 남들이 동정하고 싶은 캐릭터이고요. 상반된 재미가 있을 겁니다"라고 전했다.

무대는 윤 연출과 '영웅' '명성황후' '몽유도원도'에서 호흡을 맞춘 박동우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그는 "유럽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180년 후에 대한민국 서울에서 공연하게 됐는데,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가 2000년 개관 14년 만에 처음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뮤지컬이다. 정창훈 대표는 "좋은 극장이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면서 "뮤지컬 외에 다른 장르를 제작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보이첵' 역시 그러할 거라 믿어 제작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리 역은 지난해 브로드웨이 '미스 사이공' 공연의 '지지' 역으로 발탁된 김소향이 맡는다. 마리를 유혹하는 군악대장은 뮤지컬배우 김법래가 연기한다.

10월9일 LG아트센터에서 세계 초연한다. 11월8일까지 볼 수 있다. 이후 영국과 독일에서 현지 언어로 선보일 예정이다. 안무 이란영, 조명 디자인 고희선. 러닝타임 150분(인터미션 15분).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사퇴...“변화와 혁신 추진 어렵다고 판단”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이정현(사진)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사퇴의 변’을 공지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저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보려고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천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 당의 단합과 지방선거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5∼8일 공천 신청을 받았고 서울특별시장과 충청남도지사를 대상으로 12일 추가로 공천 신청을 받았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엊그제 장동혁 대표의 충남의 미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도 있었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뒤로 물러서거나 피하는 것은 제가 걸어온 정치의 길과 맞지 않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울타리가 되고 선봉장이 되겠다. 도민 여러분만 바라보며 충남의 미래를 끝까지 책

경제

더보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는 관계부처들과의 협의를 거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3월 13일 0시부터 시행하고 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주유소 및 대리점 등에 대한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주유소 판매가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3월 13일 0시부로 적용되는 1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3월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에 비해 휘발유는 109원, 경유는 218원, 등유는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이 가격들은 3월 13∼26일 적용된다. 3월 27일에는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 조정 시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해 ‘직전 일정기간 국제제품가 상승률’을 곱한 값에 제세금을 가산한다. 국제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은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게시된 가격지표를 활용한다. 산업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조속한 안착을 위해 정유사 대상 사후정산 세부기준 마련, 주유소 대상 모니터링 및 관리체계 강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자영업자,

사회

더보기
최호정 의장 "오세훈 시장 비전, 서울의 시대적 소명 실천한 것"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6·3 지방선거가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비전을 긍정 평가하며 다음 시정에서도 동일한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13일 오후부터 진행된 제33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산회 전 인사말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체적인 시정 활동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민선 8기 오세훈 시장이 설정한 비전은 서울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찾아 이를 실천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선 9기 시정에서도 결코 부인될 수 없고, 계속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상생하고 건강한, 그리고 감성이 살아 숨쉬는 세계적인 매력도시 서울을 시민과 동행해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나침반을 잘 읽고 힘있게 추진해 주신 시장님, 그리고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주신 우리 시 공무원님들께 의회를 대표해 감사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당 노선 정상화를 이유로 아직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전날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 의장은 이번 서울시의회 의장 임기를 끝내고 서초구청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허훈

문화

더보기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삶의 여백’을 펴냈다. 이 책은 백두대간 대미산 자락의 산촌에서 살아가는 저자가 인생 후반부에 마주한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다. 도시에서의 치열한 시간을 내려놓은 뒤 자연 속 느린 생활을 이어 가며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 박태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대학에서 보건학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다. 현재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느림의 모놀로그’, ‘새벽의 고요’, ‘저물녘 오솔길’ 등 에세이와 여행 에세이 ‘旅路 - 나그네 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발표해 왔다. ‘삶의 여백’은 은퇴 이후의 시간을 새로운 성찰의 시기로 바라본다. 책에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아내와 함께 걷는 산길,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 속 일상의 풍경 등 다양한 장면이 등장하며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탐색한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 경험과 문학적 사유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카프카의 ‘변신’,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