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이영표가 KBS를 살렸다.
KBS 2TV가 브라질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인 '한국 대 러시아' 조별예선 H조 2경기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는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7~8시50분(한국시간) 시청률 22.7%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열린 경기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전반전인 오전 7~7시46분 시청률은 21.3%, 오전 8~8시50분 후반전 시청률은 24.0%다.
KBS 2TV는 조우종(38) 캐스터,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영표(37) 전 국가대표 선수를 해설위원으로 내세워 승리했다.
월드컵 개막 전만 해도 KBS 2TV는 지상파 3사의 시청률 경쟁에서 MBC와 SBS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점처졌다. MC 김성주와 안정환·송종국 전 국가대표 선수를 해설위원으로 내세운 MBC와 차범근·차두리 부자를 해설위원, 축구 마니아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성재 아나운서를 캐스터로 앞세운 SBS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실제로 13일 개막 이후 시청률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KBS 2TV는 15일 '일본 대 코트디부아르' 경기 결과를 이영표가 정확히 예측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코트디부아르가 2대 1로 일본을 이길 것", "디디에 드로그바 선수가 들어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그의 예상이 모두 들어맞았다.
이후 이영표의 선수 시절 별명인 '초롱이'에 그의 정확한 분석력을 빗대 '초롱도사'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KBS 2TV의 인지도가 상승했고, 뒤 이은 중계에서 SBS의 시청률을 앞서기 시작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에서도 이영표는 "이근호 선수가 활약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는데, 후반전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후반 23분 선제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영표는 경기 직후 "사실 해설을 잘 하는건 아닌데 열심히 준비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며 "부족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준비기간이 짧아 고생했지만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이영표 해설위원의 좋은 해설을 위해 항상 뒤를 봐주는 집사가 되겠다"고 전했다.
전날까지 대부분 경기에서 시청률 1위를 달리던 MBC는 18.2%의 시청률을 보여 월드컵 시청률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볼 수 있는 대표팀 첫 경기에서 밀리고 말았다.
20~40대 시청률에서 7.1%(수도권 기준)를 기록해 4.9%로 나타난 KBS 2TV와 3.1%의 SBS보다는 앞섰다는 점은 위안거리였다.
SBS는 시청률 11.6%로 KBS 2TV의 시청률에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러시아와 1대 1로 비겼다. 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6분 뒤 러시아의 스트라이커 알센산더 케르자코프에게 골을 내줘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의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인 '한국 대 알제리'는 23일 오전 4시에 방송된다.